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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단기부채 의존 심화


기업들이 단기부채에 의존하는 정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의 금융부채 총액(증감액 기준)은 50조4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단기자금은 42조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부채에서 단기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3.5%에 달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0년 19.3%,2001년 24.9%에 비해 폭증한 것으로, 외환위기 이전인 97년의 43.9%,95년의 61.6%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대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납품 기회가 줄어들고 수익성이 떨어진 중소기업들이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 단기차입을 늘렸기 때문이며 이런 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영헌 한은 자금순환통계팀 과장은 “대기업의 금융기관 차입이 부진한 가운데 회사채 및 기업어음 발행을 통한 직접 금융도 크게 줄었다”며 “이같은 자금 조달 패턴이 지속되면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소비 및 주택구입 용도의 대출이 급증하는 등 비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흐름이 편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말 현재 기업 부문의 내부 및 외부 자금 조달 총액은 150조2000억원으로 98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 등 외부 조달 자금은 86조8000억원, 기업의 이익 잉여와 감가상각충당금 등으로 구성되는 내부 조달 자금은 6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부 조달 자금은 사상 최대 규모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