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모뎀자급제 유명무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06 09:37

수정 2014.11.07 17:11


지난 2001년 소비자 불편 해소차원에서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이 잇따라 도입한 ‘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ADSL) 모뎀자급제’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KT,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초고속인터넷업체에 따르면 ADSL 모뎀을 스스로 구입해 사용하는 소비자는 ADSL 가입자 전체 가운데 3% 선에도 못미치고 있다.

당초 모뎀자급제는 정보통신부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국내 중소 모뎀제조업체의 시장진입을 돕기 위해 초고속업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마련한 방안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소비자들이 용산전자상가 등에서 모뎀을 직접 구입해 설치해야 하는 불편이 있는데다 업체들이 이런 고객을 꺼려 아무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소 모뎀제조업체들을 살리자는 당초 취지와 달리 모뎀을 직접 설치하는 일부 소비자들마저 모토로라 등 수입산 모뎀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루넷 관계자는 “모뎀자급제는 소비자들이 모뎀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돼 비용을 조금 아낄 수 있다”며 “그러나 고장났을 경우 애프터서비스 비용을 고객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모뎀자급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T 관계자는 “일부 마니아들이 모뎀을 직접 사서 쓴다는데 통계치는 알 수 없고 대략 ADSL 가입자 30명에 1명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의 경우 모뎀자급제를 택한 소비자에게도 ADSL 설치비를 받고 있다. 하나로측은 “회선만 연결해 주더라도 기사가 출장나가는 건 마찬가지여서 설치비를 할인해 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KT는 ‘자가설치’라는 개념을 도입해 모뎀을 직접 설치하는 고객에게 ADSL 설치비로 1만원으로 할인해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ADSL 설치기사들이 이를 꺼리고 있어 이 역시 소비자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고속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비씨파크 운영자 박병철씨는 “2년 전에는 한달에 200개씩 공동구매를 통해 모뎀이 팔렸는데 요즘은 50개도 안나간다”며 “말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모뎀을 설치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통신업자들이 지정한 모뎀이 아니면 아예 ADSL을 연결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실제 거래되는 모뎀은 수입산이 주를 이루고 초고속업자들이 직접 모뎀을 팔기도 해 중소 모뎀업체들은 혜택을 못 누리고 있다”며 “이제 정부차원에서 모뎀임대료가 비싼 VDSL에 자급제를 도입해 소비자들이 실직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fairyqueen@fnnews.com 이경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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