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조석장기자】노무현 대통령은 6일 오후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일본 도쿄에 도착, 3박4일간의 일본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본이 타국의 무력 공격을 받았을 경우의 자위대 대응 방침 등을 규정한 유사법제 관련 3개 법안을 이날 노대통령의 하네다 공항 도착 직전에 전격 통과시켜 방일 일정은 긴장속에 진행되게 됐다.
일본 참의원(상원 해당)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지난달 15일 중의원에서 회부된 유사법제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자민당 등 연립 3당은 물론 야당인 민주당과 자유당까지 가세한 90%에 가까운 압도적인 찬성다수로 법안을 가결했다. 유사 법제 제정은 일본 정부가 지난77년 ‘연구’라는 이름을 빌려 유사 법제 검토에 착수한 이후 4반세기 만에 실현됐다. 유사법제 탄생으로 ‘전수방위’를 원칙으로 해온 일본의 안보 방위 정책은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노대통령은 이날 아키히토 일왕내외의 환영만찬에서 예정에 없던 ‘과거사 문제’를 강력하게 피력하는 등 방일기간중 일본의 우경화, 창씨개명 발언 등에 대해 일본측에 보다 분명한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노대통령은 이날 일본 왕궁에서 아키히토 일왕내외 주최 국빈만찬에 참석, 연설을 통해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통해서 이뤄진 한·일 국민간의 교류와 교감은 두 나라의 내일을 위해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며 “그 열정과 감동을 양국 공동의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감으로써 명실상부한 한·일동반자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앞서 노대통령 일행을 태운 전용기는 이날 오후 1시50분께 하네다 공항에 안착했다.
전용기가 공항에 도착, 앞문이 열리자 조세형 주일대사와 오다노 일본측 의전장이 기내로 들어가 노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이어 노대통령은 잠시 트랩 앞에 서서 한·일 양측의 환영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한 뒤 국빈방문 의전 절차에 따라 21발의 예포가 울리는 가운데 트랩을 내려왔다.
일본측 환영인사로는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대사 내외, 야부나카 미토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이 나왔다.
우리측에서는 대사관 간부들과 김재숙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단장 등이 나왔다.
노대통령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대기중인 승용차에 탑승, 영빈관(아카사카 팰리스)으로 향했다.
이에 앞서 노대통령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4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헌화 및 분향한 뒤 오전 11시5분께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고건 국무총리, 민주당 정대철 대표, 조영길 국방장관, 김두관 행자장관 내외와 우라베 도시나오 주한 일본대사대리 등의 환송을 받고 출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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