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반드시 찾아옵니다. 강한 의지로 슬기롭게 이겨내면 위기는 절호의 기회가 됩니다.”
한빛소프트 김영만 사장(43)은 자신에게 들이닥친 위기를 촉매제로 활용해 국내 게임산업을 부양시킨 경영인이다.
김사장은 지난 98년 재직중이던 LG소프트가 IMF 외환위기로 LG필립스LCD로 편입돼 ‘위기’를 맞았다. 이질적인 계열사에서 사업수행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김사장은 LG소프트의 사업 대부분을 인수해 독립을 선언했다. 독립 직후 당면과제는 블리자드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원활히 유통시키는 것이었다.
김사장은 PC방 문화와 스타크래프트를 접목시키기 위해 18세 이상만 이용 가능했던 이 게임을 모든 연령층에서 이용가능토록 허가를 따내기 위해 영상물등급위원회와 문화관광부를 신발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김사장은 결국 최종허가를 받아냈다.
김사장의 이같은 노력으로 스타크래프트 이용자층과 PC방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게임판매도 호조를 보여 독립 1년만에 확장팩을 포함해 300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당시 LG소프트에서 불과 13만장을 팔았던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사건’이었다.
지난 99년 설립당시 직원 17명의 작은 업체로 시작했던 한빛소프트는 4년 만에 직원 230여명에 매출 583억원, PC게임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영역도 PC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게임, 온라인게임, 캐릭터 사업 등으로 확장했다.
국내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에도 역점을 둬 지난 2002년 9월 중국에 합작법인 ‘톈후 네트워크’를 설립,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위드’와 1인칭 슈팅게임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제공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이외에도 아이오엔터테인먼트, 타프시스템, T3엔터테인먼트 등 10여개의 게임개발사를 지원했다.
3년간 공들인 끝에 이달 선보인 인도풍 온라인게임 ‘탄트라’는 공개 시범서비스 기간에 동시접속자수가 4만명에 달하는 등 기존 유럽형 온라인게임 일색인 국내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