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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배원준 제일은행 과장] 260개국 화폐 1.5t 트럭 한대문 수집

천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1 09:38

수정 2014.11.07 17:00


배원준 제일은행 반포서래지점 과장은 화폐수집가로 유명하다.지난 84년 입행 후 약 20년간 모아온 화폐만 260개국에 1000점이 넘는다. 화폐를 발행하는 모든 나라의 화폐는 모두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배과장은 “은행에 있어서 환전수수료는 꽤 괜찮은 수익원”이라며 “이런 이익을 고객과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화폐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그가 이렇게 많은 화폐를 모으기까지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구매자금도 만만치 않았지만 아프리카의 오지나라, 공산국가의 화폐는 전문 화폐수집상을 통해서도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럴 때마다 해당 화폐의 액면가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30∼40배의 웃돈을 주고라도 기어이 확보했다.

배과장은 “도미니카공화국의 화폐는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서 결국 영사관까지 찾아가 영사가 소장하고 있던 것을 얻을 수 있었다”며 “자신의 나라를 소개할 수 있는기회라며 선뜻 내어준 영사가 오히려 고마움을 표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며 서울 제일은행 본점에서 ‘세계 화폐 전시회’를 개최한 것을 비롯, 벌써 수십차례에 걸쳐 전시회를 열만큼 그의 화폐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배과장은 “보관중인 화폐(액자 포함)만 1.5�U트럭 한대분”이라며 “요청이 있을 때마다 전시회를 갖지만 여러 사정상, 부탁을 매번 들어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장하고 있는 화폐 양이 많아지고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인터넷 세계화폐박물관(www.numerousmoney.com). 이 사이트에는 대륙별 화폐소개는 물론, 화폐속 인물 이야기,화폐 도시 이야기 등 다양한 읽을거리와 볼거리가 수록돼 있다. 하루 방문자수만 300∼400명에 이르는 이 사이트는 지난 2001년 청소년권장사이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화폐수집에 열성인 그는 본연의 일인 은행업무에 있어서도 행내에서 정평이 나있다.

지난 84년 4월 입행 이후 수상 경력만 13건. 지난 99년에는 제2건국위원회로부터 신지식금융인으로도 선정되는 등 본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은행제도 개선방안, 신상품 아이디어 현상공모 등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아이디어도 무궁무진하다.

오는 8월이면 그가 준비 중인 세계화폐에 대한 책이 출간된다.


그는 “세계속 화폐에는 그 나라의 문화,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며 “자라나는 학생들이 화폐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는 폭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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