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웨스트엔드 히트작 국내 상륙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2 09:39

수정 2014.11.07 16:58


미국 브로드웨이와 함께 세계 뮤지컬 시장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영국 웨스트엔드는 흔히 ‘경제발전소’로 통한다. 웨스트엔드가 티켓 판매 외에도 한 해 창출해내는 경제효과가 무려 10억파운드(약 2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는 영국 영화산업이나 TV산업보다 훨씬 더 큰 규모”라고 영국 런던경제학교(LSE) 토니 트레버스 교수는 밝히고 있다. 요즘 웨스트엔드에서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는 최고의 뮤지컬은 팝그룹 아바(ABBA)의 음악을 삽입곡으로 사용한 ‘맘마미아(Mamma Mia)’다. 지난 99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돼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100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5억달러(약 6000억원)의 흥행기록을 수립하고 있는 ‘맘마미아’의 대성공으로 최근 웨스트엔드에는 유사한 기획의 공연물들이 등장,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그 어떤 작품도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맘마미아’를 능가할만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영국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받은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도 유명 그룹의 노래를 뮤지컬로 끌어들인 경우다. 미래사회에 대한 이야기로 스토리라인을 짜 황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작품은 비평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는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영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록그룹 ‘퀸(Queen)’의 노래를 주요 삽입곡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비교적 덜 알려진 남성 7인조 밴드 ‘매드니스(Madness)’의 히트곡으로 구성된 ‘아워 하우스(Our House)’도 최근 웨스트엔드의 인기품목이다. 국내 TV에서 화제를 모았던 ‘인생극장’이나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영화 ‘슬라이딩 도어스’처럼 하나의 상황에 맞닥뜨린 주인공이 펼치는 두 개의 인생 이야기가 흥행 돌풍의 비결이라는 평가다.

자존심 강하기로 소문난 웨스트엔드에서 미국 브로드웨이 작품이 성공을 거두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최근 처참한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린 대형 뮤지컬 ‘콘택트(Contact)’나 ‘키스 미 케이트(Kiss Me Kate)’가 그런 경우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 영국에서는 브로드웨이산(産)으로는 드물게 장기공연에 성공하는 작품이 탄생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전세계 관객을 매료시켰던 ‘시카고’가 바로 그것이다. 전세계적으로 1200만명이 관람한 ‘시카고’는 지난 98년 영국 초연 이후 지금까지 5년6개월동안 영국에서만 200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아 약 6000만파운드(12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흥행대박을 터뜨렸다. 인간의 어두운 심성을 포착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20년대 재즈 빅밴드의 공연을 보는 듯한 깔끔한 음악의 앙상블이 관객을 끌어모으는 힘으로 작용했다는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브로드웨이 작품이면서 영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또하나의 작품은 ‘라이온 킹(Lion King)’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을 각색한 이 작품은 “인형과 배우, 무대와 동물 캐릭터의 완벽한 결합으로 뮤지컬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으며 웨스트엔드 라이시엄 극장에서 4년째 공연되고 있다.

최근 웨스트엔드에서 인기순위 1∼2위를 다투고 있는 ‘맘마미아’와 ‘시카고’는 곧 국내에도 소개될 예정이어서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시카고’는 오는 7월2일부터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맘마미아’는 내년 1월25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각각 막을 올린다. (02)577-1987

/ jsm64@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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