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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철의 ‘필드메일’] 고개드는 캐디 파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2 09:39

수정 2014.11.07 16:57


한동안 잠잠했던 골프장 캐디들의 파업이 최근 잇따르고 있어 골프장 업계 및 골퍼들을 긴장 시키고 있다.

캐디는 그동안 임금, 고용관리 등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근로자 인정 여부를 놓고 골프장측과 끊임 없는 마찰과 갈등을 빚어 왔다. 그나마 최근 1∼2년사이는 이같은 문제가 표면화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점에서 최근 몇몇 골프장의 캐디 문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카이밸리 골프장 캐디 가운데 상당수 인원이 지난달 24일부터 전 경영진에 의해 체결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자 이를 그대로 경신·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 정상 영업에 차질을 빚어 왔다.

골프장측은 대부분 캐디로 구성된 예전과 다른 환경의 노조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여기에 캐디가 법적인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지방법원에 캐디의 노조원 자격 유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인 만큼 판결이 나올 때까지 단체협약에도 응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또 익산골프장 노조원 20여명과 캐디 100여명도 지난달부터 전동 카트 운행과 근로조건개선, 캐디의 노조원 신분 인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부터는 클럽하우스에서 농성에 돌입, 골프장이 며칠간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최근의 캐디 파업은 참여정부의 캐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 종사자들에 대한 노동관계법령적 보호가 심심찮게 대두되는 것과 맞물려 더욱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하에 노사정위원회를 열고 특수형태 종사자들에 대한 노동관계법 보호와 관련, 회의를 가진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들을 노동관계법령에 수용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입장과 현재의 민법으로 수용가능하다는 경영계의 주장이 대립된 가운데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노사정위원회에 특별위원회를 두어 재차 논의키로 했다.

뽀족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다.
따라서 이 문제 해결은 상당기간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법이 뚜렷한 선을 그어주지 못한다면 이해당사자간의 이해와 협력이 해법이 될 수밖에 없다.
골프장과 캐디의 ‘상생의 협력관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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