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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절반 분양권값 떨어져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3 09:39

수정 2014.11.07 16:55


정부의 5·23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권 값이 하락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월30일 대비 6월13일 현재, 2주간 분양권 가격 변동률은 서울지역 0.27%, 수도권 0.04%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인 3∼4월께의 0.5∼1%대의 높은 상승률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수도권 지역은 절반 정도가 분양권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산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1.73%의 변동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군포 -0.59%, 평택 -0.03%, 부천 -0.28%, 하남 -0.26%, 의정부와 파주 -0.06% 등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서울지역도 관악구와 광진, 도봉, 서대문 등은 가격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동대문구(-0.26%)와 중랑구(-0.08)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부동산전문가들은 수도권지역의 분양권 가격하락이 서울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김규정 팀장은 “정부의 5·23조치 이후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며 “수도권의 경우 다음번 조사에서는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파트별로는 한달 새 500만∼1000만원 정도 분양권 가격이 하락한 곳도 있다.

경기 하남시 신장동 현대홈타운 30평형은 현재 2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지난달 2억2000만∼2억3000만원까지 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인근 중앙공인 한상원 사장은 “정부의 대책으로 매도자가 제시한 호가가 거래가격이 되던 것이 사라졌다”며 “수도권 전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되기 때문에 하남지역 분양권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도 가격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경기 안양시 석수동 구룡주공그린빌은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중개업소에 매수자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현지 부동산뱅크 신은철 사장은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공식처럼 돼 있는 ‘입주 3개월 전 분양권 가격 강세’는 옛말이 된 것 같다”며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향후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분양권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격적인 가격 하락세는 아니라는 게 부동산중개업소의 공통된 반응이다. 현재의 매수세 위축으로 인한 거래실종 상태가 좀더 지속되면 가시적인 분양권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용인시 죽전동에 위치한 창우현대공인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 시점에서도 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한달 전 가격보다 500만∼1000만원 정도 싸게 매물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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