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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금호국제과학상’ 싱왕덩 ] “한국에서도 벼 이모작 가능합니다”

조남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3 09:39

수정 2014.11.07 16:54


“이제 과학은 국가 단위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그 결과를 독점하기보다는 연구성과를 외국에 알리는 등 세계적 공조체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의 과학자들도 세계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금호문화재단(이사장 박성용)이 선정한 ‘제4회 금호국제과학상’ 수상자 싱왕덩 교수(45)가 13일 서울 신문로동 금호아트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밝히며 국내 과학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다.

덩교수는 수상식 후 금호그룹 본사에서 연린 금호 생명·환경과학연구소(KLESL)의 연례회의에 참석해 연구결과에 대한 토의와 함께 국내 과학자들과 함께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식물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금호국제과학상’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식물분자생물학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공헌한 과학자에게 3만달러의 상금을 지급하는 국제적인 상이다. 수상자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금호문화재단은 국제분자식물학회(ISPMB)에 위탁하고 있다. 또 ISPMB는 지난 2000년 제1회 수상자 선정부터 금호국제과학상 수상위원회를 구성해 수상자를 독립적으로 정하고 있다.

덩교수는 중국인으로서 지난 85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주립대(UC) 버클리에서 식물분자생물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현재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중의 하나인 예일대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덩교수는 식물이 주위 환경에 어떤 방식으로 적응해 식물생장발달 과정을 조절하는 지를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금호국제과학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의 연구로 식물생장이 달라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두가지 단백질인 ‘COP1’과 ‘COP2’는 식물에서 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동물에서도 세포신호전달의 공통적인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덩교수는 “연구결과를 식물에 적용할 경우 기존 벼의 이모작이 불가능했던 한국 등지에서도 이모작이 가능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며 “온실식물의 경우 키는 크게 자라지만 튼튼하게 성장하지 못하는 단점 등을 보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불필요한 성장은 억제하고 필요한 성장을 촉진해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등 필요에 따라 식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덩교수는 국내에서 많은 식물관련 과학자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각종 세미나에 참석해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뒤 14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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