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까지 중국내 토종자동차의 내수비중을 50%로 높인다.’
최근 중국정부가 자국의 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해 ‘보호주의적 색채’가 강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자동차 강대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중국진출이 외국기업보다 늦었던 국내업체들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차이나 바람’을 일으키며 상승세를 탔던 만큼, 이번 중국정부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등은 중국 토종기업들이 단기간에 기술적 성장을 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향후 5년내로 현지 시장점유율을 높여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육성 처방전’=최근 세계은행은 중국정부의 자동차사업 재편을 위한 긴급처방전에 대해 일본과 한국업체의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서를 내놓았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자동차부문에 대한 중국정부의 구조조정계획으로 중국의 자동차 생산 및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한국,싱가포르,대만을 포함하는 신흥공업국들의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정부는 자동차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면서 자동차 제조업체 110여개 중 연간 생산량이 1000대를 밑도는 업체는 폐쇄할 계획을 밝힌 만큼 주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중국정부의 공격적인 정책수립으로 향후 제일자동차그룹(第一汽車集團公司), 둥펑자동차그룹(東風汽車集團), 상하이자동차그룹(上海汽車工業集團公司) 등 국유기업들의 대대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들 자동차그룹들은 계열사의 외국합작비율을 낮추고,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해 ‘홀로서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현지업체들의 중국 내 자동차판매량을 올해 120만대(지난해보다 20% 제고)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대응전략=중국에 진출한 현대기아차와 쌍용차 등 국내기업은 중국정부 발표에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단기간에 독자적으로 하이테크 기술력을 확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현지 토종기업들의 공세를 사전에 막기위한 업체들의 대응전략은 다양하다.
오는 2010년 ‘글로벌 톱5’와 중국시장 ‘4대 메이커’를 목표로 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EF쏘나타의 중국생산에 들어간 후 올들어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강화하면서 ‘차이나 바람’을 일으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 외에 아반떼XD 등 다른 차종의 현지 개량 모델을 속속 선보이면서 중국 내 생산량을 2010년까지 연간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중국정부의 ‘토종기업 육성책’에 맞불을 지핀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는 중국내 생산및 마케팅 강화를 위해 총 11억달러(1조3200억여원)를 투자, 중국 토종기업의 공세를 잠재울 방침이다.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중국내 합자사인 둥펑웨다기아자동차유한공사와 함께 현지판매 소형 신차 ‘천리마(현대 액센트 변형 모델)’에 대대적인 판촉에 주력하고 있다. 기아는 천리마의 시장점유율을 2.96%까지 끌어올리고 향후 2010년까지 시장점유율을 10%이상 높인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토종기업들의 반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 기아의 전략이다.
쌍용자동차도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계열 ‘상하이 후이쭝사’와 승합차인 이스타나를 현지조립생산(CKD) 형태로 오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7년간 독점 생산, 판매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중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쌍용차는 내년 5000대를 시작으로 오는 2008년까지 7만5000대를 팔아 총 9858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주력차종인 렉스턴, 코란도, 무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진입도 적극 모색하면서 중국의 반격을 방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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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