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현장 클릭] ‘상가 투자과열’ 침소봉대일뿐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5 09:40

수정 2014.11.07 16:51


“상가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작은 것을 크게 보도하는 침소봉대에 불과하다.”

상가시장 취재를 위해 서울 영등포 상권에 들렀을 때 한 중개업소 관계자가 쏟아낸말이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부동자금이 부동산 틈새상품을 기웃거리고 있지만 실제 기존 상가 시장은 꽁꽁 얼어 붙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돈이 몰리는데 왜 권리금 없는 점포가 수 백개에 이르느냐”고 반문하면서 “언론이 현실과 동떨어진 보도를 해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돈이 몰린다는 일부 보도에 일부 점포 주인들은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하지만 실제 거래는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영등포동 Y공인 김 대표는 “점포 주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간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게 된다”고 충고했다.
높은 권리금을 주고 점포를 임대 받았던 상인들이 가게를 내놓기 위해 매출과 권리금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시장조사를 나온 사람들에게 실제 임대가나 권리금을 밝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영등포동 K공인 배 실장은 “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상가 임대, 사무실 임대 매물표는 전시용에 불과하다”며 “상가는 위치와 업종, 규모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실제거래 때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른자위 점포는 권리금만 평당 1000만원을 호가하지만 대로변과 떨어진 곳은 몇 백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은 어느 중개업소를 들러도 한 목소리였다.
Y공인 김 대표는 “정부가 부동산시장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경기부양 측면을 모르고 있다”며 “쉬운 예로 최근 부동산 거래가 침체되면서 이사집 센터와 인테리어 업체, 중개사들의 일손이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부양을 내세워 불과 몇 년전 각종 규제를 풀더니 또다시 수요억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며 “언제 또 바뀔지 모르는 정책에 건물주들은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에 ‘안팔리면 말고...’식의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언론보도에 대한 불신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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