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올 취업시장 IMF이후 최악] 20명 뽑는데 2800명 러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6 09:40

수정 2014.11.07 16:49


“올해 취업이 어렵긴 어려운 모양입니다. 경쟁률이 140대 1 이라니….” 지난 6일 2003년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1차 서류원서를 접수했던 동국제강의 채용담당 관계자의 얘기다.

최근 사스 북핵위기 등으로 국내 경기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대기업들이 저마다 채용을 축소하거나 아예 채용을 포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취업을 실시하는 소수의 기업에는 연일 수백통의 응시원서가 쏟아져 사상최고 취업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래저래 올 하반기 구직자들은 IMF 이후 최악의 ‘취업지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실업률=최근 노동연구원은 올해 실업률을 3.3%로 상향 전망했다. 이어 취업포털사이트 스카우트가 최근 대학졸업자 26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 조사대상자의 56%가 “아직 취업하지 못했다”고 답해 올해 대졸자의 취업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의 취업난 못지않게 고졸자의 취업난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서 조사한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자료에 의하면 고졸자의 실업기준은 지난해 동기대비 0.8% 증가했다. 실업자수로는 고졸이 38만명, 대졸이 26만4000명으로 고졸 미취업자가 대졸 미취업자수의 약 1.43배에 이른다.

스카우트 문영철 사장은 “일단 졸업후에는 취업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장기실업자가 되기 때문에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취업대란의 주요 원인은=이같은 사상초유의 취업난은 경기 악화를 우려한 국내 대기업들의 채용축소 및 채용계획 경향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채용정보업체인 인크루트가 국내 상장기업 30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채용예정인원은 지난해 하반기(1만2694명)에 비해 43.1%가 줄어든 7221명으로 나타났다.

또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전체의 42.9%(133개사)에 머물렀고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한 업체는 17.5%(53개사), ‘아직까지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업체는 38.6%(117개사)를 차지해 올하반기 채용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을 예고했다.

고졸자들의 취업난에는 구직자들의 취업선호 직종과 기업의 구인 직종간의 괴리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인터넷채용정보업체인 파인드올취업에서 고졸자 구직자 3만2544명의 희망직종과 기업의 구인광고를 비교 분석한 결과, 구직자의 희망업무는 일반사무(16.19%), 경리(14.39%)로 나타난 반면 구인광고 1위 직종은 텔레마케팅(15.36%), 영업(13.50%), 기술생산(13.08%) 등으로 집계돼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취업난 속에 ‘취업 포기족’ 속출=취업난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취업을 아예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들이 생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것은 아르바이트. 한개의 아르바이트로는 생활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보통 2∼3개의 아르바이트를 겹쳐 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로 ‘프리터족’(Freeter, free+arbiet)이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실제로 인터넷 채용정보업체인 잡링크가 구직 회원 31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취업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전체 조사대상자의 30.8%(972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중 46.1%(449명)는 2가지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취업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유로 응답자의 54.9%가 “심각한 취업난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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