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의회는 지난달 28일 뉴욕시가 부과하는 판매세율에 대해 기존 4.25%에서 4.38%로 인상하는 내용의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지난 1일부터 뉴욕주의 판매세율을 0.25% 인상해 8.25%에서 8.5%까지 주의회의 결정에 따라 인상되었다.
지난 1일부터는 110달러 미만의 의류와 신발류에 적용됐던 판매세 면제조항 또한 폐지돼 이들 품목의 판매세가 8.5% 징수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4일부터 뉴욕시에 한해 판매세가 한번 더 인상돼 8.5%에서 8.625%가 됐다. 8.625%의 새로운 세율은 그동안 면세제품이었던 110달러 미만의 의류와 구두류에 다시 적용되고 있다.
이로써 전 뉴욕시장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뉴욕시의 판매 촉진과 상인들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부분적으로 시행해 왔던 세금 면제는 끝나고 연방정부의 세금감면정책에 의한 지방정부의 세제확보를 위한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공격적인 세수 확보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뉴욕시의회의 세율 인상안은 뉴욕주의회의 세율 인상안과 맞물려 통과됐으며, 뉴욕시의회는 세율인상 동의안을 48대 3으로 통과시켰다. 반대표는 공화당 의원 3명이 던졌다.
판매세율의 인상은 뉴욕시에 매년 1억1000만달러의 세수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뉴욕시는 7월1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회계연도부터는 3조8000억달러에 달한 부채를 갚아나가는 적극적인 대응으로 작용할 것이다.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지속되어 온 뉴욕시의 적자 재정을 해결하기 위하여 지난 1년 반 동안 세율 인상과 각종 수수료와 벌금 인상을 감행해 왔다. 재산세 18.5%가 인상됐고, 주차위반 벌금을 100% 인상했다. 또 과다한 주차위반벌금 부과요원을 고용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뉴욕시의 계속되는 세율 인상과 지나칠 정도의 벌금 인상에 대해 뉴욕시민들은 오히려 소비를 축소시키고 뉴욕시의 경제를 얼어붙게 한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뉴욕시민이 겪고 있는 재정적 어려움은 세금과 벌금 인상뿐만 아니다. 최근 뉴욕시 교통국은 지하철과 버스 이용료를 1달러50센트에서 2달러로 33% 인상했으며, 이밖에 많은 공공요금이 두자릿수 이상의 비율로 증가했다.
뉴욕시의회 회계국의 분석에 의하면 연 5만달러의 소득을 가진 4명 기준의 한 가정이 인상된 세율에 의해 지불해야 할 금액은 연간 7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민이 느끼는 세율인상안이나 지출 정도는 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런 뉴욕시의 정책은 미국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서로 다른 정책의 마찰에 의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은 결국 연방정부의 세수 감소를 가져오고, 이로 인해 연방정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이 적어진 지방정부는 자체적으로 이러한 적자분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거둬들일 수 있는 판매세 및 재산세의 인상정책을 쓰는 것이다.
뉴욕시의 한 지역인 스테이튼 아일랜드의 공화당 출신 시의원 짐 오도는 인상된 판매세율로 인해 앞으로 뉴욕시민은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뉴욕시의 외곽 지역, 즉 뉴저지주의 우드브리지시 같은 곳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무턱댄 세율 이상은 스테이튼 아일랜드의 상인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동안에 우드브리지시의 상인들은 자녀들과 디즈니랜드로의 여행을 계획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뿐이라고 경고를 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 출신으로 퀸스지역을 대표하는 피터 발론의원은 뉴욕시로 통근해 수입을 올리면서도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통근자들에 대한 통근자세금을 통해 세수를 올리는 것이 뉴욕시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 내는 판매세율의 인상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판매세율의 인상만이 뉴욕주의 주도인 알바니에서 주어진 유일한 옵션이기 때문에 투표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병력을 현재의 3만8000명에서 3만1000명으로 축소하고, 현재 228개인 소방서 가운데 예정된 6개보다 훨씬 많은 40개를 폐쇄함으로써 재정적자를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뉴욕시는 6개의 소방서를 줄이고 이곳의 소방관을 다른 지역으로 전출시킴으로써 연간 700만달러의 재정지출을 절약한다고 발표했었다.
몇몇 시의원들은 판매세율 인상을 늦춰줄 것을 블룸버그 시장에게 강력히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블룸버그 시장은 이는 매일 35만달러의 재정지출을 도시에 안겨줄 뿐이라고 묵살했다.
/권유진 뉴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