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감원·임단협’ 생보업계 후유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7 09:40

수정 2014.11.07 16:47


생명보험사들이 과도한 구조조정과 임금단체협상 등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흥국생명은 17일 현재 임금, 특별위로금 지급, 고용안정 협약체결, 고용보장, 명퇴 위로금 등 핵심 사항을 놓고 노조와 경영진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노조측이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양측은 노조원 블랙리스트 작성, 형사고발 등 극한 대응으로 치닫고 있다.

대신생명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녹십자도 당초 신설법인인 녹십자생명을 7월중 출범시킬 계획이었지만 고용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용승계를 놓고 녹십자는 선별 승계를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대신생명 노조측은 고용보장과 함께 근속연수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자본확충을 위해 녹십자가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고 나서 문제가 더 꼬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주까지 치러진 12차례의 교섭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대한생명은 지난 16일 노조측이 임단협 결렬을 선언함에 따라 ‘조정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임금인상, 성과상여금, 집단성과급(PS)제, 주5일 근무제, 복지제도 개선 등 주요 쟁점사항을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접점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측은 당장 민주노총 요구수준인 11.1%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임금인상을 검토하겠다고만 밝히고 있다. 또 성과 상여금도 ‘교보생명(498%)+알파’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측에 비해 사측은 ‘250%+알파’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집단성과급 도입에 따른 당기순이익 배분비율과 체력단련 및 경조휴가 축소, 복지제도 개선 등에서 노사는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호생명의 경우 지난 5월중 전체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220여명이 대거 퇴직하면서 일부 업무부서를 중심으로 업무 공백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 등 상당수 보험사들도 이번주 노사교섭을 재차 진행할 계획이지만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외국 생보사들도 AIG생명이 최근 손보업계에서 퇴출된 ‘R화재’ 출신들을 중심으로 노조가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등 심상치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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