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칼럼] 불황 돌파구는 창업이다

정보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8 09:40

수정 2014.11.07 16:44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는 많은 사람들을 짜증나게 한다. 그 짜증 속에는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경기침체가 자신에게 혹시 어떤 파장을 미칠지 두려워한다.

경기저점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도 이같은 불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예에서 보듯 경기저점을 제대로 파악한 전문가는 없었다.
불안과 쓸데없는 논쟁의 양산이 최근의 세간의 화두라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탄생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창업경제의 활성화로 요약된다.

눈을 돌려 미국을 살펴보자.

미국에서 소규모 창업열풍이 불어닥친 것은 지난 1980년대다. 당시 구조조정으로 온나라가 들썩거리던 미국은 소규모 사업으로 돌파구를 열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2003년 현재 미국의 소자본 창업자들의 숫자는 무려 2500만명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거품경제가 걷히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소자본 창업열풍이 일어나 600만명 이상이 창업전선에 나섰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잡지만 무려 20여종이 발간되고 있으며, 관련 인터넷홈페이지만 약 1000개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창업붐이 일기 시작한 시점은 1998년이다. IMF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면서 촉발됐다. 2001년까지 줄기차게 이어진 창업열풍은 지난해부터 다소 소강상태로 들어갔지만 각종 조사에서 아직도 창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지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뉴비즈니스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 중 74.9%가 창업을 원하고 있다.

이같은 창업열기는 이들 세나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유럽, 러시아, 동남아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국가와 피부색은 달라도 사람들이 크고 작건간에 자기 사업을 추구하는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 창업경제가 어느새 전지구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003년 6월 이후의 화두는 이제 불안도, 경기저점도 아니다. 바로 창업경제다. 창업경제의 활성화는 경기침체에 따른 많은 부작용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도, 구조조정 또는 실직 우려에 따른 가계의 불안도 창업경제가 일부를 블로킹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이는 외화획득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소자본으로 시작한 와바, 미래이노베이션, 홍선생교육, BHC 등 프랜차이즈업체들의 외국진출로 이어지는 사례가 최근 들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자유경제에서 창업경제로의 이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특히 경기침체에 따른 부작용을 너무 고려한 나머지 아직도 인식전환을 꺼리고 있다.

그들, 아직 창업경제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그들에게 이 대목에서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 가르시아에게 보내는 편지 이야기다.

1898년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이 발발했을 때 이야기다. 스페인의 맹공에 휘둘린 미국은 반란 지도자인 가르시아와 긴급히 연락할 사항이 발생했다. 가르시아는 쿠바의 어느 산채에 있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그곳이 어디인지 아무도 몰랐다.

궁지에 몰리던 미국 대통령에게 누가 말했다.

“가르시아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로완이라는 사나이뿐입니다.”

로완이 불려오고, 가르시아에게 편지를 전하는 임무가 부여됐다. 그는 야음을 틈타 쿠바에 상륙한지 3주만에 임무를 완수했다. 가르시아에게 보내는 편지에 관한 이야기는 이게 전부다.
그러나 흔히 있는 이 사소한 에피소드 속에 교훈이 숨어 있다.

로완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가르시아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그는 그러나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부여된 임무에 몰두했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이같은 임부를 부여받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가 어디에 있으며, 무엇 때문에 가야 하는지, 하필이면 자신이 가야 하는지, 보상은 무엇인지 등 수많은 질문을 퍼붓지 않을까.

그런 질문을 계속하는 사이에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을까.

/정보철 중소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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