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 주식 연일 외국인 집중 매수] 소버린 개입설…경영권 방어 ‘비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19 09:41

수정 2014.11.07 16:41


외국인이 수일째 SK㈜ 주식을 집중 매수함에 따라 SK㈜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SK㈜를 사자’는 외국인 세력이 최근 최대주주로 올라선 외국계 펀드인 소버린 자산운용의 우호세력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버린 우호세력인가=외국인은 지난 13일 SK㈜ 주식 189만주를 사들인 이후, 한풀 꺾이기는 했으나 16일 53만9000주, 17일 43만3000주, 18일 31만7000주 등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6일에는 소버린이 지난 4월 SK㈜ 주식을 매집할 때 창구로 활용했던 도이치증권에서 42만여주의 매수주문이 나와 매수주체가 소버린과 관계가 있는 펀드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재중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매수자들이) 소버린 우호세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소버린이 SK㈜ 경영권을 목표로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김연구원은 또 “소버린과 또 다른 외국계 펀드가 힘을 합쳐 SK 주식을 대량으로 사 모을 경우 이사진 교체 요구는 물론 경영권 획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소버린은 지난 3월26일 SK지분을 8.37% 확보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4월11일까지 지분율을 14.99%까지 끌어올리며 최대 단일주주가 됐다.

그러나 지분율이 15.0%를 넘어설 경우 정부 당국에 기업 세부내역을 공개해야 하는 등 제재 조치가 많아 더 이상 지분을 확대하지 않고 있다.


결국 15.0%라는 ‘레드라인’을 넘어서지 않으면서 SK㈜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우호세력을 끌어들인 것이 아니냐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경영원 방어에 나선 SK=SK측은 외국인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체적인 경영권 방어작업에 착수했다. SK IR팀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별도의 창구를 통해 주식 매집의 의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SK는 최악의 경우 ▲회사의 알짜배기 자산을 매각해 기업가치를 낮추는 ‘황금알 매각’ ▲우호주주와 계열사에 주식 전환가를 낮춰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포인즌 필’ ▲정관변경 등 적극적인 전략도 펼칠 계획이라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의 SK주식 매집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영국 세종증권 연구위원은 “SK글로벌 문제가 일단락 됨에 따라 외국계 펀드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아직도 SK 주가는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어 매수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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