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우리나라 IT경기는 소폭 회복될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뉴스가 국내 주요 IT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 하반기 국내 IT 경기 전망은 업종에따라 서로 엇갈리긴 하지만 ‘다소 회복’이라고 보는 쪽이 ‘침체지속’이란 견해보다 우세한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속에서도 수출이나 국내시장에서 여타 분야에 비해 영업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SK텔레콤 KTF LG텔레콤)나 단말기(삼성전자)·소프트웨어(MS)·게임(엔씨소프트)분야는 비용절감등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대비하면서도 하반기 경기가 다소 호전되면서 기업활동도 촉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반면 시장포화와 출혈경쟁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유선업계(KT 하나로통신)나 SI(삼성SDS)·PC(삼성전자 HP)·반도체(인텔) 업계는 하반기에도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비용절감에 나서는 한편 공격투자는 지양키로 했다.
또 올들어 사상최고의 실적을 구가하고 있는 포탈업계(NHN)는 경기침체가 하반기에 지속될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국내외 사업확대를 통한 우위유지를 위한 핵심 솔루션 확보를 위한 공격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낙관하는 기업=IT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이동통신분야의 서비스 업체들은 시장이 포화로 치닫고는 있지만 하반기엔 전반기 보다 시장이 다소 좋아 질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진 식규가입 수요가 남아있는데다 전반기에 보조금 지급금지,사스여파등에 따라 위축됐던 구매심리가 하반기엔 다소 풀릴것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전망에 따라 하반기엔 새로운 서비스로 업계를 선도해 가면서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질적 경영에 초점을 맞출것”이라며 “경기보단 SK글로벌의 회생 지원등 그룹 내부적인 문제나 새로운 주파수 확보등 신규사업권 문제가 가장 큰 애로”라고 말했다.
KTF는 오는 4·4분기부터 경기가 점차 나아지리라고 보고 상반기에 이어 수익성 강화를 위한 ‘캐쉬 플로우 경영’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큰 데이터매출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텔레콤 역시 하반기엔 경기가 다소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장비 업그레이드등의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KTF와 LG텔레콤은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경쟁에서 시장 진입시기와 주파수 효율성 격차등을 ‘구조적인 모순’에 따른 문제라며 여전히 가장 큰 경영애로로 보고 있다. 이통사들의 올해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 약간 늘어난 수준으로 SK텔레콤이 1조9500억원,KTF 1조831억원,LG텔레콤 4100억원.
단말기 생산업체인 삼성전자나 팬택앤큐리텔은 최대수출시장인 중국의 사스여파가 잦아들고 방학등을 맞아 보조금 중단이후 움츠러들었던 신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수출과 시스템 수출국 다변화 등에 역점을 두면서 다양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하반기에는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올 한해 통신분야만 지난해 보다 500억원 늘어난 총 32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그러나 내수경기 침체 지속등 불안요소를 염두에 두고 경비절감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중국 휴대폰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팬택앤큐리텔은 4분기부터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 1·4분기엔 중국 수출이 기대치에 못 미쳤으나 브랜드 강화,유럽 인도 러시아 동남아등 수출지역 다변화등을 통해 3·4분기부터는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를위해 하반기엔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1700억원이상을 투자할 계획.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하반기부터 국내 경기가 점차 침체를 벗어나리라 보지만 큰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고사양 PC에서 구현이 가능한 신게임 출시등으로 PC방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발생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엔씨측은 지난해 미국 해외지사에 92억원과 중국투자등 총 300억원을 투자했다.올해는 수익이 나기 시작한 중국은 제외하고 미국법인에만 총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금과 같은 불경기나 심리적 위축이 지속되겠지만 최근 수년간 미테러사태 여파,선거, IT 유통업계 대형 부도사태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묶여 있었으므로 이러한 환경을 극복해 나가자는 기업의 IT 투자가 조금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이에따라 4·4분기엔 소프트웨어 수요가 완연히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MS는 업그레이드 신제품,강화되는 모바일 환경에 맞춘 새로운 솔루션을 적기에 지속적으로 출시해 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포탈업계 1위로 올라선 NHN은 전반적 경기침체의 영향이 IT분야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그러나 NHN의 경우 기업대상이 아닌 최종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견조한 수익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올해 경영계획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해외및 신규사업 전개를 위한 공격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관망하는 업체들= 경쟁심화,가입자 포화로 극심함 경영애로를 겪고있는 유선업계는 하반기 IT경기가 더욱 가파르게 악화될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이에따라 KT는 올 매출목표에 상당한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전력절감등 전사적인 비용절감안의 본격 시행에 나섰다.KT 관계자는 “올해 투자계획 2조4000억원중 절반 가량을 상반기에 집행했으나 하반기엔 경기를 봐가며 소극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특히 IT시장 확대를 위한 정부와 타사업자간 공동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나로통신 역시 사업구조조정,조직 정비,원가구조 개선에 경영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특히나 경영안정을 위한 외자유치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이밖에 PC업체인 HP나 세계 1위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 역시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공격경영보단 관망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나=리서치 전문 기관등의 전망을 종합하면 IT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견해가 다소 우세하다.D램등 반도체 재고가 바닥을 보인데다 미국 기업들의 IT투자도 5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기업의 PC는대부분 1999년에 구입한 펜티엄2급으로 교체를 미루면 유지보수비용이 구입비용보다 커지는 시점에 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초 기업들의 PC교체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이통산업의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분기에 바닥을 지나 3분기부터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국내 단말기 산업의 위축을 불러온 중국시장 역시 5월을 기점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사장은 “노트북PC판매가 20%가량 증가하고 서버와 고급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 사실이나 전체 반도체 시장이 좋다고는 판단하기 아직 이르다”말하는 등 신중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 smnam@fnnews.com 남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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