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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창간 3주년-40∼50대 남성의 우울증] 약물치료·운동요법 좋아

조남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3 09:42

수정 2014.11.07 16:36


정신과 개원의 협의회 사승언 총무(세화정신과의원장)은 “직장남성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로 눈이 쉽게 피로하고 어깨 결림이나 긴장성 두통을 자주 호소하거나 농담을 들어도 반응이 없는 사람, 자주 짜증을 부리고 업무마찰이 잦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총무는 “신경성 스트레스 및 화(火)를 쉽게 풀어버리지 못할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인한 신체적인 증상까지 나타나는 수가 많다”며 그러나 “이같은 증상에 대해 많은 사람이 근본적인 원인치료 없이 외적으로 드러난 증상만을 치료하려 드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신체적 증상들=우울증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신체적 증상은 위에서 본 한씨의 증상처럼 소화가 안되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답답하고 헛배가 불러 병·의원을 찾은 결과, 신경성 위장병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의 병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보통이다. 심폐계 증상으로는 심장이 빨리 뛰며 숨이 차지는 경우가 늘고 손과 발이 차가워 진다. 우울증이 있을 경우 어지럽거나 초조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힘이 쭉 빠진다거나, 피로감이 증가되거나 어지러움, 귀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은 기분, 눈이 가끔 희미해 지거나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것 같은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머리가 무겁거나 가슴이 아파오는 등 두통이 있을 수 있고 요통, 관절통 등 신경통 증상이 나타나나 한 곳이 집중적으로 아파오기 보다는 통증의 부위가 여기저기로 옮겨다닌다는 특징을 나타낸다.


◇우울증이 있다고 몸까지 아플까(?)=정신과 개원의 협의회 전문의 김주신씨는 “우울증은 중추 신경에 신경 생화학적인 변화가 일차적인 원인으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 물질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게 돼 각종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져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신적인 원인으로 몸이 아파오는 이유는 예전부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에서 도 원인을 생각해 볼수 있다.

이는 감정과 자율신경계는 서로 직접연결돼 있기 때문에 감정에 문제가 지속적으로 생길 경우 해당 기관들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에 이상이 생기면 변비나 설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심장에 영향을 미칠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주 원인=직장인중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근 대한신경정신과 개원의 협의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4명중 1명꼴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이 밝혀졌다.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정신과적 질환중 우울증 말고도 ‘긴장성 두통’이라는 질병이 있다.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사무직 종사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두통이다. 긴장성 두통은 혈압도 문제가 없고 뇌를 촬영해도 별다른 이상 증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극도의 두통을 앓고 있는데도 검사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을 경우, 긴장성 두통을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표 참조>

치료는 우울증 치료와 마찬가지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항우울제를 사용한다.

◇중년 우울증의 정신과 치료법=강남 마음누리 신경정신과의 정찬호 원장은 “항우울제를 이용하거나 정신분석, 인지행동치료, 가족치료 등 상담치료를 병행하거나 한 가지를 선택해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치료제는 효과가 탁월한 반면 부작용은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다. 보통 4∼6주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원장은 “정작 문제는 재발 방지”라며 “치료하는데 드는 노력을 1이라고 하면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재발을 막는데 드는 노력은 10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증상이 있었던 사람은 6개월내에 25%가 5년 안에 50∼75% 이상에서 증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번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의 재발율은 50%, 세번 앓았다면 재발률이 80%까지 껑충뛰는 등 재발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정원장은 “증상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우울증 예방 비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증 예방 및 재발 방지법=정원장에 따르면 호흡법과 근육이완법 등을 이용하거나 잠을 잘 자기 위해 노력하고 운동을 시작하며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효과가 있다.

‘호흡법’을 하는 방법은 먼저 자신이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자세로 앉는다. 이때 오른손의 두번째 손가락을 이마에 얹은뒤 엄지 손가락으로 오른쪽 콧구멍을 막고 왼쪽 코구멍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신다. 왼손 넷째 손가락으로 왼쪽 콧구멍을 막고 동시에 엄지 손가락을 빼고 오른쪽 콧구멍을 열고 오른쪽 콧구멍으로 천천히 숨을 내쉰다. 이같은 방법으로 손가락을 이용해 한쪽 콧구멍을 막고, 떼는 동작을 계속하면서 복식호흡을 하면 우울증의 원인인 스트레스나 긴장감을 줄일 수 있다.

‘근이완법’이라는 방법도 있다. 이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정신적인 긴장을 감소시키면서 긴장성 두통이나 불면증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없앨 수 있다.

이완방법은 자세를 가능한 편한 상태로 유지하면서 각 신체의 부위를 약 10초간 긴장시켰다가 약 5초 이완하면 된다. 긴장시키고 이완시키는 신체부위는 이마를 시작으로 얼굴, 목, 등, 가슴, 알팔, 배, 대퇴부, 종아리, 발 순서로 이동하면 된다.

이외에도 안구운동기술이라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특히 이완방법과 병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구운동기술을 실행시켜봤더니 3명중 2명꼴로 부정적인 생각을 막고 두려움과 스트레스 수위를 낮추는데 성공적이었다고 나타났다.

안구운동은 먼저 머리를 고정시킨 뒤 미리 정한 가상의 위치사이를 20∼25회 빠르게 눈을 앞뒤로 움직인다.
만약 눈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면 눈을 감고 안구를 왼쪽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좌우로 움직이는 것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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