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fn창간 3주년-직장인 건강 ‘공적1호’ 복부비만] 저녁 술자리 빠져야…

조남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3 09:42

수정 2014.11.07 16:36


연일 이어지는 식사 약속과 저녁 술약속, 회식 등 약속의 횟수가 늘수록 직장인의 뱃살은 나날이 늘어간다. 가끔 늘어나는 내 뱃살처럼 연봉이 늘어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운동을 해야지’라고 결심을 해도 생활에 치이다보면 운동은 사치로 느껴지기 일쑤다. 과연 이땅의 수많은 직장인들은 뱃살을 원죄처럼 지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파이낸셜 뉴스는 3번째 창간을 기념해, 직장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지만 정작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뱃살에 대해 왜 나오게 된 것이고 어떤 방법으로 뺄 수 있는지 대한임상영양학회의 도움을 받아 해결책을 제시해 본다.

◇어릴 때는 더 먹어도 안찌더니 왜 지금은?=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화가 가장 먼저 오는 곳은 피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노화의 시작은 허리둘레가 늘어나는데서부터 시작된다. 성장기 때보다 오히려 적게 먹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뱃살이 늘어나는 이유는 나이를 먹으면서 여성호르몬이나 성장호르몬이 줄어들기 때문. 20대 이후부터는 대부분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얼굴이나 팔과 다리의 지방은 줄어드는 반면 유독 아랫배에 지방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결국 노화로 인한 호르몬 감소는 체내에서 지방이나 남는 칼로리를 태워없애는 기능을 하는 근육이 줄어들게 돼 같은 양의 음식을 먹는다하더라도 성장기 때와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뱃살의 정체는=뱃살의 종류는 복부밑에 지방이 쌓여서 생기는 ‘복부 피하지방’과 내장 사이사이에 기름이 끼는 ‘복부 내장지방’ 등 2가지로 구분된다.
손쉽게 자신의 복부 피하지방을 느끼고 싶다면 바지나 치마를 입은 허리부분 바로위에 불룩하게 나온 살을 잡아본다. 손가락으로 그득 잡히는 그 살의 원흉이 바로 피하지방이다. 그러나 피하지방은 내장 사이에 낀 지방처럼 삶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건강을 위험한 지경까지 몰아가는 주범은 아니다. 문제는 내장지방.

내장지방은 우리 몸에서 여러가지 물질을 분비하면서 신체의 여러 혈관들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녹슬게 한다. 국내 연구결과, 국민 3명중 1명은 뇌혈관질환이나 심장병으로 사망하게 되는데 이같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이 모두 내장지방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생활습관병의 원인이 복부 내장지방, 즉 뱃살과 관련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사람에게서 여러가지 질병의 위험인자가 나타나는 것을 ‘대사증후군’이라고 명명하게 됐다.

◇혹시, 나도 대사증후군(?)=증상 여부를 알아보는 방법은 허리둘레 측정과 혈압측정, 간단한 혈액검사(공복시 혈당,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수치 등)로 알아볼 수 있다.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는 90㎝이상(35.4인치), 여성은 80㎝(31.5인치) 이상일 때, 그리고 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30㎜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85㎜Hg 이상이 해당된다. 혈당은 공복시 혈당이 110㎎/㎗ 이상인 경우로, 당뇨의 기준인 126㎎/㎗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혈당이나 혈압(고혈압은 수축기 혈압 140㎜Hg, 이완기 혈압 90㎜Hg 중 하나라도 이 것보다 높을 때) 등의 기준보다 대사증후군 기준이 더 낮다는 점. 이처럼 건강적신호는 우리가 변화를 느끼기 이전부터 우리의 건강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지난 1998년 국민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성인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보면 성인 남자에서 19.9%, 성인 여자에서 23.7%로 각각 나타났다. 이를 연령별로 구분해 보면, 남성의 경우 20대에 9.4%, 30대에 19.5%, 40대에서 27.0%, 50대에 28.4%, 60대에 23.8%, 70대 22.6%다. 여성은 각각 6.8%, 10.9%, 23.7%, 45.4%, 53.6%, 53.9%로 나타났다. 즉 30대의 경우, 다섯명 중의 한명꼴로 이미 대사증후군이 시작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남성의 40∼50대 사망률이 세계적으로 높다는 점은 위의 자료에서 보듯 이미 20∼30대에 시작된 대사증후군의 영향으로 보는 전문의들이 늘고 있다.

대한영양임상학회는 이 부분에서 “30∼40대 직장인 중 현재 정기적으로 운동하지 않고 잦은 회식과 술자리를 갖는다면 한번쯤은 자신의 허리둘레를 측정하라”고 권한다.
이때 복부비만 기준이상으로 허리둘레가 늘어나 있다면 주변 의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학회는 덧붙였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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