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유화 매각 사실상 마무리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3 09:43

수정 2014.11.07 16:34


꼬여만 가던 현대석유화학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3일 현대유화 채권단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유화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4650억원의 신주를 발행해 인수 본계약자인 LG화학·호남석유화학 컨소시엄에 전액 매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식매매 및 신주인수계약 수정계약’ 승인 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LG·호남 컨소시엄은 신주 인수대금과 현대유화의 기존 주식대금 1350억원을 합친 6000억원을 채권단에 오는 30일까지 납입해 인수작업을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

LG와 호남은 각각 3000억원씩 출자해 컨소시엄이 현대유화 전체 주식의 50%를 보유, 현대유화의 경영권과 영업권을 넘겨 받아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컨소시엄 운영체제에 돌입한다.

막판 걸림돌로 작용했던 현대 옛 계열사 부채탕감 문제도 해결됐다.

컨소시엄은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옛 현대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유화 채권액((2535억원) 전액을 추가탕감 없이 부담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측과 옛 계열사 재무 담당자들은 지난 주초 회동을 갖고 이같은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유화 채권 중에는 상거래채권, 회사채 등이 섞여 있어 상환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상환방식에 대해서는 컨소시엄 측과 추후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옛 계열사의 채권액 중 만기연장이 가능한 채권액에 한해 부채로 떠안은 뒤 현대유화의 영업이익에서 해마다 갚아 나가는 방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옛 계열사들은 “지난 2001년 12월 현대유화의 채무재조정을 실시할 당시 대주주의 완전감자가 이뤄져 이미 상당한 손실을 봤다”며 채권단의 추가 빚 탕감 요구를 거부, 자칫 현대유화 매각작업이 수포로 돌아갈 뻔한 위기상황을 연출했었다.

현대유화 매각의 마지막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도 기업결합과 관련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확인됐다.

컨소시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단지별 분리매각 방안을 수용하는 내용을 담은 약식 판정문을 보내왔다”며 “특히 독과점 문제가 제기됐던 에틸렌글리콜(EG)과 관련해서도 결합승인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EG 전체물량의 50%가량을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어 독과점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이같은 결정을 내림에 따라 LG와 호남은 현대유화의 나프타분해시설(NCC) 1호기와 2호기를 각각 분리·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LG는 스티렌모노머(SM) 연산 생산능력이 33만t에서 72만t으로 확대되며, 호남은 EG 생산능력 40만t에서 77만5000t으로 늘어나 관련 부문 시장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공정위는 오는 25일 기업결합신고에 대한 최종 판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유화는 지난 98년 미쯔이가 삼성종합화학과 연계한 대산단지 빅딜을 추진하다 포기한 이후 유럽등 메이저 화학업체들과의 매각협상이 계속 논의됐으나 모두 물거품이 됐다.

현대유화는 지난 2001년 10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적용 제 1호 기업으로, 여천NCC에 이어 NCC 규모(105만t) 국내 2위 유화업체다.
LG·호남 컨소시엄과는 지난 1월 30일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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