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홈 시장을 둘러싼 삼성과 LG의 주도권 전쟁이 시작됐다.
디지털 홈 시장은 오는 2007년 전세계 시장 규모가 118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황금 시장이다. 1183억달러면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166억3000만달러)의 7배가 넘는 규모며 우리나라 총 수출액(1624억달러)에 가까운 수준이다. 디지털 홈사업은 가정 환경을 디지털화하는 사업이다. 인터넷 냉장고, 미디어센터PC 등은 바로 이같은 디지털홈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출시된 제품들이며 최첨단 사이버아파트의 등장도 디지털 홈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에 정부와 통신 가전 등 산업계가 디지털 홈 시장에 대비키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LG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통부가 지난 20일 디지털 홈 구축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삼성전자는 KT와의 제휴를 선언했다. 삼성전자와 KT의 제휴의 핵심은 ‘디지털 홈’ 사업의 선점을 위한 것. 삼성전자는 현재 한국전산원과 차세대인터넷 주소체계(IPv6)의 공동 개발에 들어가는 한편 홈게이트웨이를 이용한 토털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또 삼성물산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1500세대에 삼성의 디지털 홈 시스템을 공급했다. 해외에도 삼성의 정보가전 시스템이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지난해말 스페인 최대 통신업체인 텔레포니카와 홈 네트워크 시연장을 개관한 데 이어 올 1월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중인 홈네트워크 시범사업 사업자로 선정됐고 홍콩 인터저 하우스의 홈네트워크 전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대외적으로 디지털 홈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일체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디지털 홈 사업이 초기단계인데다 단품판매와 달리 프로젝트 진행 기간이 긴 수주 사업이라 예상 실적을 비롯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반해 LG전자는 디지털 홈 사업만큼은 삼성에 앞서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LG전자 박현 상무는 “삼성과 KT의 제휴는 오히려 한 발 늦은 것”이라면서 “KT와 LG는 이미 지난해부터 전략적 제휴관계에 있었으며 인터넷 냉장고를 비롯한 각종 디지털 가전 제품을 LG가 먼저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정통부가 주최하는 디지털홈 사업 간담회 준비를 사실상 LG가 했으며 이는 LG의 기술이 앞서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실제 지난해 디지털 홈과 관련된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 조리기기를 내놓았으며, 올해 들어 기존 제품군을 더욱 늘려가는 한편 영상가전 품목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 또한 싱가포르 정부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등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KT 관계자는 “정부가 오는 2007년까지 1000만가구에 디지털 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 삼성과 LG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며 차후 사업이 본격화하면 삼성과 LG중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 공급해나가겠다”고 말해 두 회사의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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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yqueen@fnnews.com 이경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