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선적해 미국으로 발송한 화물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 궁금하거나 올 연말에 인도받을 선박의 건조 진척 정도를 알아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운 선사에 전화를 걸거나 조선업체를 직접 방문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본인이 ‘컴맹’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만 클릭하면 모든 답을 얻을 수 있다. 선사와 조선업체 홈페이지에는 수송중인 화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추적서비스와 선박의 건조정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어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궁금증을 풀 수 있다.
인터넷의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일부 산업, 일부 분야에서만 이뤄지던 비즈니스의 전자화가 전 산업, 전 분야로 퍼져가고 있다. 닷컴 열풍과 함께 몇년전 시작됐던 초기의 전자화된 비즈니스들은 이미 비용절감 효과까지 톡톡히 내고 있다.
비즈니스의 전자화는 정보기술(IT)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중공업, 해운, 기계 등 전통 오프라인 산업에서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기업은 오프라인에서보다 경비가 절감되고 업무절차가 간소화되는 장점이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업무처리를 할 수 있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001년 인터넷을 통한 화물수송 거래 비중을 늘리기 위해 운항스케줄 확인, 예약, 선하증권(B/L)관련 업무, 화물추적, 도착통지 등 화물 운송 전 과정을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이버 고객지원센터를 개설했다.
이 사이버 고객지원센터를 이용한 수출입 화물운송 예약은 2001년 120TEU에 불과했지만 2002년 상반기까지 2800TEU로 대폭 늘어났다.
사이버 고객 지원센터 등록 사용자가 현재 3만1528명인데 지난해 신규 등록 고객이 1만498명이었는데 올해는 5월까지 등록한 고객만 1만5120명에 달한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수송중인 화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화물추적’ 서비스로 전체의 51%가 이를 이용하고 운항스케줄 정보 이용이 34%, B/L 관련업무 이용이 5% 정도이다.
화물추적 이용건수도 2002년 32만 4782건에서 올해 5월까지 22만 9932건이며 운항스케줄 인터넷 조회는 2002년 21만 3781건, 올해 들어서만 14만 1779건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납품업체와의 물품대금지급업무를 기존 어음 직접 발행방식에서 전자결제시스템 방식으로 바꿔 진행하고 있다.
과거 납품업체에 직접 어음을 발행한 경우에는 납품업체가 삼성엔지니어링을 방문해서 어음을 수령한 후 은행에서 할인을 받거나 만기일에 대금을 수령할 수 있었다.
현재는 삼성이 어음발행일 이틀전에 은행에 관련자료를 전송하면 은행은 이를 홈페이지에 등록하고 납품업체는 은행 홈페이지에서 수령 어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체가 할인을 받길 원하면 할인 확인 버튼만 누르면 할인된 금액이 등록 계좌로 자동 이체되고 할인받지 않을 경우에는 어음만기일에 자동이체 된다.
삼성측에서는 어음용지값의 경비 절감과 실물어음 발행을 위한 업무절차의 간소화가 가능하고 납품업체는 어음수령을 위해 삼성과 은행을 방문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삼성중공업도 자사 홈페이지에서 선박 수주-설계-구매-생산의 모든 단계를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선박 발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홈페이지에서 견적 시스템을 이용해서 선박의 크기와 가격 등을 확인하고 최적 선가를 산출해낼 수 있다. 인터넷 구매 시스템은 지난 2001년 6월 구축해 전자카달로그로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선박 발주처에서 선박의 건조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e-비즈 플라자라는 서비스를 개설, 선박의 건조 정보를 인터넷으로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선박 인도후에도 운항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후관리 서비스하는 플러스 시스템을 구축, 인터넷으로 관리도 해준다.
현대자동차는 일본 미쓰비시와 한일간 서류없는 무역거래 시범업체로 선정돼 전자무역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열연강판 등 700여개 품목, 연간 1억4000만달러 규모로 주문서, 선하증권, 송장, 포장 명세서 등 14종의 서류를 전자화하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선하증권, 송장, 포장명세서, 밀(Mill) 포장명세서 등 4종류의 전자문서가 테스트돼 현대차와 미쓰비시 상사간에 사용되고 있으며 구매의향서와 선전예정통보 등 6개 전자문서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밖에 LG전자도 수입금융업무의 서류없는 거래를 추진한 결과 월평균 2만여건에 이르는 수입관련업무의 50%를 단축할 수 있게 돼 매월 3억3000만원, 연간 4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업무인력 및 업무관련 시간적 낭비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연간 7만8000여건에 달하는 물류운임 정산업무를 전자화해서 정산업무 건당 1만1000원의 비용을 절감시켰다.
연간으로 8억6000만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달성했으며 정산업무 소요기간도 10일에서 3일로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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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