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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주한외국기업들의 苦言과 우려


최근 경제5단체가 노동계의 잇따른 파업과 관련해 “파업이 이런 식으로 계속되면 회사문을 닫고 해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성명을 내놓은 데 이어 24일에는 300여개 주한 일본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서울재팬클럽(SJC)이 “한국노사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경제활성화 노력이 헛일일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재팬클럽의 한 회원사 간부는 “파이를 키우는 것은 아랑곳않고 노사대립만 한다”면서 “한국정부가 국정운영능력을 지녔는지 의문”이라는 발언까지 했다.

다카스카 노부야 SJC이사장은 “올들어 두산중공업쟁의를 비롯, 정부가 노사교섭에 개입해 일방적으로 노동자에게 유리한 해결이 되도록 했다”며 “현재 한국정부의 대응은 외국인 투자촉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주한 외국기업인들의 불만을 가벼이 흘려들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재계나 주한 외국기업인들은 지금 정부의 원칙 없고 애매한 노동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두산중공업 쟁의를 비롯해 최근 조흥은행 사태를 해결하면서 법과 원칙을 지키지 못한데 따른 자업자득의 성격이 짙다.

우리경제가 지금 기업들의 투자심리위축과 소비위축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판국에 정부의 노동정책이 재계는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신뢰를 잃고 있고 있음은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같은 혼란 속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각각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니 아연할 뿐이다.

경제계와 노동계가 정면 충돌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법과 원칙을 갖고 노사균형을 지키는 것만이 이 난국을 해결하고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것이 우리의 견해다.


이제라도 정부가 원칙과 중심을 잡고 국정을 운영, 경제를 살리는데 주력해야 한다. 기업들과 외국인들의 투자없이 우리경제는 한발짝도 진전할 수 없다는 절박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한국의 경제상황을 위기라고 보지 않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한 외국기업인의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