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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현대 분식회계 혐의 적용 파장] 경영악화·신인도 하락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5 09:43

수정 2014.11.07 16:29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불구속 기소되고,특검에 의해 분식회계 혐의가 적용되면서 현대그룹의 앞날이 험난할 전망이다.

특히,특검이 현대의 분식회계를 사법처리 대상으로 판단하면서 앞으로 현대의 경영여건 악화와 함께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대의 분식회계는 회사의 부실을 숨기기위한 것이 아닌 대북송금 자금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해졌다는 측면이 강해 SK그룹 때와는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분식회계 규모 커질 수도=특검은 ‘정 회장이 현대상선을 통해 북측에 2235억원을 송금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동차 운반선 등 선박 3척 구입비 명목으로 거짓 기재하고 허위공시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일단 특검에서는 현대상선의 분식회계만 언급했을 뿐 현대건설과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제 2의 특검’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전자의 대북송금 의혹도 수사 대상에 들어있어 수사가 시작된다면 분식회계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또 특검이 검찰에 이첩할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장관 150억 비자금’ 건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특히 만약 비자금과 관련한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대북송금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의미가 퇴색하면서 정 회장과 현대그룹은 도덕성에도 씻을 수 없은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정 회장의 그룹 장악력 약화=정 회장이 사법처리되면서 그룹 장악력도 현저히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 2000년 ‘왕자의 난’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정 회장은 그동안 경영복귀가 임박했다는 예측이 나돌았지만 이번 일로 경영 복귀가 사실상 물거너 간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현대상선 비상임이사에 선임되고 올초 핵심 계열사에 그의 측근 인사들이 연달아 배치되면서 조만간 경영진에 복귀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었다.

더욱이 이번 분식회계로 현대상선의 소액 주주들이 그를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그룹의 각종 의사 결정 과정에 더 이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상징적’ 존재로만 남아 현대 그룹이 사실상 해체되고 독자 행보를 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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