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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클릭] 건교부 공보실의 이상한 회의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5 09:43

수정 2014.11.07 16:28


지난 21일 오후 건설교통부 산하 10개 기관 ‘홍보책임자’ 앞으로 ‘건교부 주요업무 홍보계획에 관해 23일 오후 4시 공보관 주재 회의소집’ 이라는 건교부 업무연락 공문이 느닷없이 팩스로 날아 들었다.

참석대상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항공안전본부,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공사,한국도로공사,한국수자원공사,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교통안전공단 등이었다.

정작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10개 산하기관 홍보책임자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회의 주재도 당초 공보관(국장)에서 공보담당관(과장)으로 바뀐데다 “최종찬 건교부 장관이 홍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니 여러분들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달라”는 밑도 끝도 없는 내용이 15분간 회의 내용의 전부였다는 것. 이들은 도무지 뭣때문에 이런 회의를 소집했는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내용이라면 전화 한 통화나 메일 또는 팩스정도로도 충분히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는 데 왜 굳이 일정이 바쁜 10개 산하기관의 홍보책임자를 한 자리에 모았는지 한심했다는 것. 이날 회의에는 대전과 인천에서까지 부랴 부랴 올라 온 홍보책임자까지 참석했다.

영양가 없는 일에 들러리만 선것 같았다는 이들의 심정은 착잡하기 그지 없었다는게 회의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한 홍보책임자는 “더운 날씨에 바쁜 사람들 불러 놓고 군기잡자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뭣 때문에 이렇게 동원해야 하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한마디로 상한 자존심으로 화가 치밀 정도였다”고 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 이날 회의를 위해 자료와 얘깃거리도 준비했는 데 너무 짧은 시간에 일방적으로 끝나 말도 못했다”며 “차라리 산하기관 홍보책임자 상견례로 불렀다면 오히려 납득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이달초 ‘건설의 날’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명분으로 부랴부랴 전시회 계획을 세우고 건설업체들에게 동원령을 내려 비난을 받은지 불과 10여일만에 또 다시 명분없는 산하기관 홍보책임자 동원령을 내려 빈축을 사고 있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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