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만금에 핵폐기장 유치”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5 09:43

수정 2014.11.07 16:28


공사 중단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의 방조제 공사 지구내에 이번에는 난데없이 핵폐기장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 가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핵폐기장 설치를 추진중인 산업자원부는 군산시가 방조제 중간인 신시도에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며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나 방조제 공사를 맡고 있는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고 나서 부처간 조율을 놓고 난항이 예상된다.

◇“신시도 유력…7월말 최종 결정”=산업자원부 관계자는 25일 “핵폐기장 후보지역 가운데 군산시장이 핵폐기장 유치에 적극적”이라며 “군산지역이 유력하지만 현재로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7월15일까지 후보지역 신청을 접수 받아 7월 말까지 최종 후보지를 결정한 뒤 1년간의 환경성 공사를 거쳐 내년 하반기께 정식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후 2∼3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2008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며 차세대 사업인 양성자가속기 시설 설치 등에 2023년까지 2조원의 지역개발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현 단계는 군산시가 희망하는 정도로, 시간이 지나면 반대 견해도 불거지지 않겠느냐”며 “일단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자부는 신시도로 결정될 경우 조경에 최소 100억∼200억원을 투입해 명소로 가꿀 것이란 속내를 감추지 않아 가능성을 열어뒀다.

산자부 관계자는 “신시도로 윤곽이 잡히면 농림부 및 농업기반공사와 협의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만금 관광단지 특성상 불가=농림부와 농기공은 이에 대해 산자부로부터 어떤 입장도 전달받지 않았지만 새만금 관광단지 조성계획의 특성상 핵폐기물 시설 설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단 손을 내젓고 있다.

고군산열도의 핵심인 신시도를 관광벨트로 만들어 연간 10억달러의 수입을 거두는 네덜란드 주다치 간척지 방조제보다 우수한 관광단지로 꾸밀 생각인데 핵폐기물 시설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농기공 이명식 새만금사업팀장은 “가뜩이나 새만금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많은데 이런 시설이 들어섰을 때 여론이 어떠할지 판단키 어렵다”며 “새만금 공사는 예정대로 올해 1700억원을 투입해 전체 공정의 82%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핵폐기물 설치에 200㏊가량의 부지가 소요되지만 지반이 단단하지 않은 신시도의 여건으로 봤을 때 적합치 않다고 미리 ‘보호막’을 쳤다.

한편, ‘삼보일배’까지 추진하며 새만금 공사를 반대해온 환경단체는 “핵폐기장 유치 역시 지역개발논리를 앞세운 비이성적 처사”라고 규정해 또 한차례의 홍역을 예고했다.


환경운동연합 장지영 부장은 “신시도는 이미 외지인이 80% 이상의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며 “새만금 방조제 공사와 폐기물 시설 설치 공사 논란은 보상과 지역개발논리가 중첩돼 주민여론이 호도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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