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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책-소리없는 정복] 비대해진 거대기업 신랄 비판

장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6 09:43

수정 2014.11.07 16:28


■소리없는 정복(노리츠 허츠 지음/푸른숲)

이념과 장벽의 붕괴는 사상의 다양성을 인정받고 변화의 시간에 가속을 붙였다. 그러나 자본주의로 일관된 전세계의 기업행위는 ‘세계화’라는 이름 아래 인간의 본질을 망각시키고 비대한 상업적 욕심에 불을 지핀 계기가 됐다. 매수?^합병으로 비대해진 기업들은 정부가 설정한 국경선을 서슴없이 넘나들면서 전세계를 무대로 자신들의 시장 논리를 변호하고 있다. 이를 규제할 정부는 준법을 요구하는 집행관의 신세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캠브리지대 소장파 사회경제학자인 노리츠 허츠는 저서 ‘소리없는 정복’에서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정부위에 군림하는 거대 기업들의 발자국을 뒤쫓아 그들이 품고있는 소리없는 정복 행위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은 자유방임 자본주의가 이데올로기 경쟁자였던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언뜻 성공한 듯 보이나 거대 기업들에게는 한없는 자유를 가져다준 반면에 제3세계 국가에는 막대한 비용을 요구한 셈이었다고 소개한다.


작아진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저자는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의료 서비스 등 국가가 짊어져야 할 짐은 시간이 흐를수록 많아지지만 이를 집행해야 할 정부는 나날이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보다 인간적이고 평등사회 지향을 위해 복지에 신경쓰고 상업적인 힘을 견제해야 할 정부의 조정 능력은 다국적 기업의 눈치속에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무분별한 기업행위를 막기위해 우리 스스로가 자발적인 규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시민운동 등을 통한 사회참여 정신이 시장위에서 군림하는 기업들을 감시하고 힘의 논리에 맞설수 있는 유일한 대안책이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정부의 위치를 새롭게 정립함으로써 시장의 안정과 인간의 권리를 함께 되찾자는 것이 이 책에 담긴 저자의 간절한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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