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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WORK] 당신도 ‘훌륭한 직업인’이 될수 있다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6 09:43

수정 2014.11.07 16:28


■GOOD WORK(하워드 가드너·미하이 칙센트미하이·윌리엄 데이먼 지음/생각의나무)

훌륭한 직업인. 두 개의 간단한 단어로 되어 있는 이 말은 과거에는 전문성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서의 의미로 통했다. 그러나 시장화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전문성의 의미에서 훌륭한 ‘직업인’을 생각할 뿐 윤리와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훌륭한’ 직업인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생명공학자들은 과거에는 인간의 건강증진과 생명연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됐는데 반해, 요즘의 생명공학자들은 순수한 비영리적 학문추구보다는 이윤추구를 위해 더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비단 생명공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인, 의사, 변호사 등 우리 시대의 모든 직업분야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연 훌륭한 직업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홉스대학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와 클레어몬트대학의 경영학자 미하이 첵센트미하이와 스탠퍼드대학의 교육학자 윌리엄 데이먼이 공동으로 저술한 ‘GOOD WORK’(문용린 옮김)는 개인적 성취와 사회적 가치의 균형 있는 조화라는 ‘기본’을 꼼꼼하게 짚어준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심리학자, 경영학자, 교육학자가 주축이 되어 지난 95년 ‘훌륭한 전문 직업인 되기 연구프로젝트’를 착수한지 7년만에 나온 첫번째 성과물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급속한 기술발전, 새로운 형태의 소유권, 생산자와 소비자에 대한 사회적 기대의 변화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가치, 사회의 가치, 개인 자신의 가치체계에 맞게 살아가기가 어렵게 되었다”면서 “훌륭한 직업인에 대한 이러한 위협은 전기공에서 약사, 교사에서 판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들은 훌륭한 직업인의 특성을 유능성과 윤리성의 2가지 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문 직업인은 자기의 업무에 능통하고 숙달돼 있으며, 창의적이어야 하는 동시에 그 직업에 부과된 사회적·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전문 직업인이 유능하면서도 윤리성을 갖추고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지만 실제 유능성과 윤리성을 동시에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유능성과 윤리성의 두 조건을 동시에 갖춘 직업인이라야 비로소 훌륭한 직업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 이같은 기준에서 볼 때 역사적으로는 알베르트 슈바이처와 요나스 소크와 같은 외과의사, 에드워드 머로우와 스톤과 같은 언론인들이 바로 훌륭한 직업인에 속한다.

한 사람이 훌륭한 전문 직업인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는 스스로의 느낌으로 파악하는 것. 훌륭한 직업인이라면 기술을 총동원하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고 어려운 과제에 집중할 때 스스로 좋은 느낌을 갖게 된다. 특히 훌륭한 직업인에게는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의 특징을 정의하는 사명, 직업 내에서 이미 인정된 최고의 직무 수행 기준, 그리고 그들 개인의 본래 모습과 가치인 정체성의 정립이 시급하다.


그래서 저자들은 훌륭한 직업인이 되기 위한 5가지 방편을 이 책의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전문 직업인이 그들의 영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방법은 새로운 기구들을 수립해 가슴에 품었던 가치를 구체화 하는 것이다.


둘째는 기존 기구의 기능을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일이며, 셋째는 기존 기구의 인적 구성에 변화를 시도해보는 일이며, 넷째는 기존 기구의 가치를 재확인함으로써 훌륭한 직업인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한 기구 내에 존재하는 일이며, 다섯째는 개인적 견해를 취하는 일이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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