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인 경기불황에다 연이어 쏟아지고 있는 정부의 메가톤급 안정대책 영향으로 대체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은 소폭의 오르내림이 나타나는 가운데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에 집중된 투기수요 억제 정책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토지와 상가 등이 새로운 틈새시장을 형성하면서 대체 투자처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 된다.
특히 금융비용과 수익성에 따라 다소 보수적인 관점의 부동산 투자패턴이 자리잡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전매금지에서 제외되는 300가구 미만 단지가 주요 투자처로 떠오를 전망이어서 이들 중소규모 주상복합단지에는 단타수요가 여전히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5·2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료’가 있는 곳은 실수요자들이 몰려 가격이 오르고 그렇지 않은 곳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차별화 장세가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투기과열지구내 신규 분양시장은 분양권 전매 금지 영향으로 떴다방 등 가수요가 사라져 미분양을 우려한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낮추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아파트시장은 단지규모가 크고 입지여건이 좋은 곳 가운데 입주한 지 3∼4년 이내의 아파트가 투자처로 떠오를 전망이다.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고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심리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기존 아파트 가격은 대부분 강보합 수준에 머물 전망이며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는 소폭의 상승이 예상된다.
재건축 시장은 확실히 ‘차별화’될 전망이다. 사업추진이 순조로운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간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으로 오는 7월1일 이전에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단지는 재건축추진이 사실상 어려워 집값이 수천만원씩 하락하는 단지도 생겨날 수 있다”며 “안전진단을 통과했더라도 지구단위계획을 받아야 하는 곳은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 올 하반기 토지시장 기상도는 ‘맑음’이다.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태여서 장기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신도시 주변이나 강원 평창지역, 수도권 전철 개통지역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김포, 파주 등 수도권 신도시 예정지나 천안, 아산 등 고속철도 개통 및 행정수도 후보지 인근, 그리고 미군기지가 이전될 예정인 평택, 오산지역이 투자유망지로 손꼽힌다.
단독택지의 청약과열과 기존 노른자위 토지의 호가상승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지나, 김포·파주·화성 등 신도시 주변 땅 등 호재가 있는 곳의 토기가격 상승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권 자투리 땅과 택지개발지구, 신도시내 단독주택지나 상업용지도 유망투자처로 떠오를 전망이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경기 화성, 하남, 김포, 파주 등의 토지는 개발에 대한 잠재력이 높아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가= 아파트시장이 5?^23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사이에 상가와 오피스 등이 새로운 틈새 시장을 형성하면서 ‘반짝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단지내 상가와 역세권 상가를 제외한 기존상가 시장은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영등포·강남·동대문 기존 상권은 권리금이 지난해 가을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고 매출도 평균 30%이상 떨어진 상태다. 이는 본격적인 경기회복과 소비심리 회복이 없는 한 지속될 전망이다.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는 테마형상가(쇼핑몰)는 경기침체로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메리트를 잃고 있는 상태다. 상가의 경우 업종별 차별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가 지속돼 도소매업, 외식업 등은 매출 감소로 임대수익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근린상가는 단지규모가 크거나 상가가 많이 지어진 곳은 상대적으로 가격 약세가 예상된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투자자들의 경우 상가의 독점성 유무와 희소가치, 주변임대료 시세 등을 감안해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상복합·오피스텔=주상복합은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건축허가를 신청했거나 건축심의위원회의 건축심의를 신청한 기존 주상복합과 300가구 미만의 주상복합, 주택 연면적을 90%이하로 낮춘 사업장들은 지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주상복합 시장은 프리미엄이 붙으면 ‘치고 빠지겠다’는 단타수요 중심의 투자패턴을 보일 전망이다. 장기적인 목적보다는 단기적이고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유망 주상복합을 제외하고는 입주후에도 프리미엄이 지속될 확률은 희박하다. 특히 주상복합 시장의 과열양상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또 한번 칼을 빼는 후속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오피스텔은 공급과잉 문제가 여전히 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세권이나 수요가 꾸준한 지역의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극히 제한적으로 투자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하반기에는 정부의 규제를 피해 300가구 미만으로 구성된 주상복합 공급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와 똑같은 개념으로 상품을 구성한 아파텔이 틈새상품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펜션-전원주택= 펜션과 전원주택 시장은 정부의 규제조치와 관계없이 독자시장을 형성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주5일 근무제 도입 확산 등에 따른 여가인구 증가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펜션은 업체가 관리해주는 곳이든, 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든 전체적으로 활황이 예상된다. 수익률이 예상보다 높을 경우 확실한 테마상품군에 진입할 전망이다.
풍광이 좋고 주변에 스키장, 골프장, 각종 관광상품과 연계한 곳을 중심으로 수요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지여건에 따라 높은 프리미엄 형성도 기대된다.
하지만 공급과잉에 따른 후발업체의 덤핑 공급이 계속될 경우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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