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26일 발표한 보고서는 최근의 불안한 노사문제와 맞물려 주목되고 있다. 특히 경제5단체가 지난 23일 회장?^부회장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노사관계가 불안하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성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경련은 “경제가 발전에 따라 경쟁력을 상실한 부문의 해외이전은 선진국 사례에서도 나타난 것이지만 불안한 노사관계, 고인건비, 고지가, 과규제 등 고비용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의 주요 산업에 대한 중국 등 후발개도국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산업공동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진국에 비해 너무 빠르다=해외직접투자 잔액의 대 국내총생산 (명목)비중은 90년대 초반과 중반 각각 1% 미만, 2%대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에는 5.8%, 2002년에는 6.5%로 지속 상승했다. 2000년 현재 유럽연합(EU·40.1%), 미국(13.2%), 대만(15.9%) 등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나 그 증가세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전경련은 이같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해외이전은 1인당 국민소득을 감안할 경우, 주요 선진국에 비해 시기적으로 너무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간의 연평균 증가율을 감안할 경우, 2007년에는 9.7%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90년대 이후 경공업 부문(90∼2001년중 연평균 28.6%)보다는 중화학공업 부문(31.4%)의 해외투자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립적 노사관계가 요인=대립적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부족 등 고용과 관련된 부문은 우리나라 경영여건중 가장 취약한 분야로 국가 경쟁력을 저해하는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경쟁력 보고서(The 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는 2002년 기준 49개국 중 47위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경쟁국에 비해 높은 임금수준과 더불어 생산성을 상회하는 높은 임금상승률은 기업의 해외이전을 가속화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중국에 비해 7∼8배 높은 수준이다. 관리직의 경우 43배까지 격차가 난다.
3D기피현상 등으로 2001년말 현재 중소 제조업 부족 인력수는 7만5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단부지 가격은 중국 등 후발 개도국에 비해 많게는 10배 적게는 3배 이상 고가로 조사됐다.
◇자유로운 기업경영활동 조장=보고서는 불법노사분규에 대해서 법에 의해 엄정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파견근로제, 정리해고제에 대한 규제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생산성 향상 범위내 임금인상 관행의 정착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전경련은 과다한 공장입지 관련 규제의 완화, 출자총액 제한 등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세계적인 법인세율의 인하추세를 감안, ▲법인세율 하향조정 검토 ▲개발부담금 등 각종 준조세 부담 경감규제완화 및 기업부담완화를 통한 자유로운 기업경영 활동을 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민관합동으로 미래 주력산업에 대한 장기 청사진 제시 ▲단계적 육성방안 마련 ▲첨단기술과의 접목을 통한 전통주력 산업의 혁신 ▲한계산업의 구조조정 원활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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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