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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입지따라 청약 양극화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7 09:44

수정 2014.11.07 16:24


정부의 5·23대책 이후 아파트 청약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침체속에서 일부 브랜드 및 입지여건에 따라 청약률이 극명하게 엇갈려 향후 주택시장 판도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분양이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수도권 및 대전지역에서 1순위 청약 미달사태가 나타나고 있는가 하면 일부 아파트는 미분양이 발생해 애를 태우고 있다.

반면 입지와 브랜드에서 차별적인 경우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어 수요자들이 매우 신중한 청약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2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분양권 전매금지, 떴다방 단속 등 강력한 정부 대책에 의한 것으로 최근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7 조치 이후 경기 남양주 마석, 화성 비봉 등에서는 대거 미분양이 발생해 현재 재분양을 실시하고 있지만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건설이 경기 하남시 덕풍동에 짓는 ‘하남 자이(853가구)’는 지난 26일 하남지역 1순위에서 23평형 12가구가 미달됐지만 평균 2.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으며 27일에는 수도권 1순위 청약이 이뤄졌다.

대우건설이 경기 안산시 고잔지구에 짓는 ‘푸르지오7차’의 경우 지난 25일 안산·수도권 1순위에서 1312가구 중 38평형만 2.2대 1로 마감되고 34A 119가구, 34B 104가구, 47평형 3가구, 55평형 1가구, 68평형 20가구 등 247가구가 미달됐다. 하지만 26일 안산·수도권 2순위 청약결과 평균 1.6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4000여가구의 아파트를 동시분양한 대전 대덕테크노밸리의 경우 같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업체별로 1순위 청약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브랜드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666가구를 분양한 대우건설은 절반 정도를 조금 넘었으며 한화건설은 평균 70%대의 청약률을 보였다. 신동아건설도 1순위에서 60%대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지역업체로 브랜드파워가 약한 운암건설은 청약률이 40%를 밑돌았다.
쌍용건설은 전체 450가구 분양에 473명이 참여해 1.05대 1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수도권 외곽과 다른 지방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업체별 브랜드 및 입지별로 차별화가 심각해져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뀜에 따라 수요자들도 가급적 서두르지 않는 청약 자세를 보여 일부 자금력과 규모가 취약한 업체들은 경영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leegs@fnnews.com 이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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