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인터뷰-이상범 서울시립대 총장] “개방대응 경쟁력 강화를”

임호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9 09:44

수정 2014.11.07 16:23


“IMF 이전에는 은행이 망하리라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대학도 마찬가지예요. 변화없이 살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과감한 교육시스템 개편에 나서야 합니다.”

이상범 서울시립대 총장은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대학이 살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오늘날 우리 대학은 공급과잉에 시달렸던 80년대의 미국 대학들과 사정이 비슷하다”며 “그들이 전문·특수대학원과 같은 재교육프로그램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것처럼 우리도 평생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대학으로 가야 하고 외국처럼 조건없는 기부금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이런 생각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재하의 교육시장개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총장은 “대학간 인수합병(M&A)은 물론이고 대학의 위상과 대학교육의 질을 하루 빨리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글로벌시대 세계의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대학경영의 무게중심을 글로벌기준에 맞춘 것도 이런 차원이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처럼 대학도 국제품질인증(ISO)을 받아야 한다는 지론에서다.

서울시립대는 최근 국내 대학 최초로 건축학 교육과정에 대해 국제인증 시범 실사를 받았다. 그는 시립대의 모든 학문분야에 대해 이런 실사를 생각하고 있다.

또 올 가을학기부터는 내·외부의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대대적인 학과 및 조직개편도 단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교수사회의 경쟁력 제고와 교육시스템의 전면 재검토라는 개혁프로그램이 담겨있다.

본인 스스로도 대학발전기금 모금을 위한 ‘펀드매니저’를 자임한다. 교육 및 연구 인프라를 월드클래스에 맞추기 위해 ‘세일즈총장’으로 나서겠다는 의도다.

그의 이런 움직임은 이미 지난 5월1일 취임사에서 예견됐었다.
당시 그는 ▲공립대학의 정체성 확립 ▲대학의 특성화 및 교육·연구의 경쟁력제고 ▲시설 및 재정확충 ▲대학 브랜드가치제고 등 서울시립대의 5대 발전전략을 제시했었다.

이총장은 인터뷰 내내 경쟁력강화 프로그램을 상세히 제시, 준비된 대학경영마인드를 보여줬다.


특히 취임과 동시에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그의 모습은 첨단도시형 명문대학을 지향하는 서울시립대의 미래 가치를 엿볼 수 있게 했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