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CEO 창업열전] 이엠정보교육원 김종일 사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29 09:44

수정 2014.11.07 16:21


때가 왔다. 얼마나 고대했던가. 이제는 비상할 날개를 펼쳐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준비는 철저히 해왔다. 멀티미디어 학습프로그램 구축 등 지난 3년 여의 세월 동안 준비에 매진해왔다. 기초 조사에 들어간 것을 합치면 무려 5년여의 세월이었다. 기다리기에는 다소 긴 세월이었다.

김종일 사장이 기다린 것은 다름아닌 인터넷 환경의 변화였다. 당시 정부는 정보통신분야를 유망 성장산업으로 설정하고 강력하게 밀어붙인 결과, 1999년 이후 국내 곳곳에 인터넷전용선 등이 들어섰다.
김 사장이 원하던 사업환경이 확보된 것이다.

디데이는 2000년 1월 6일. 회사명은 ‘이엠정보교육원’,브랜드명은 ‘쿨2000’으로 정했다. 사업내용은 인터넷을 활용한 교육이었다.

시작은 서울시 광화문 국민카드 빌딩의 한 귀퉁이였다.직원수는 기껏 13명에 불과했지만 이들 모두는 김 사장에게는 천군만마였다.

“지난 1986년 방문학습지인 ‘주간한자’를 설립, 이 분야 시장을 80%이상 장악했지요. 주간한자가 시장석권이 가능했던 것은 직원들이 한마디로 영업력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엠의 초창기 직원은 당시 이들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었습니다.”

김 사장이 직원들에게 애착을 가진 것은 새로운 사업의 성패를 무엇보다 영업에 두었기 때문이었다.

“인터넷 사업을 온라인만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은 애초부터 무리입니다. 2000년이후 인터넷교육 분야만도 200여군데가 있었지만 지금 제대로 활동하는 곳은 손가락을 셀 정도인 것도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탓이지요.”

이엠은 회원확보부터가 남달랐다. TM(전화마케팅)과 직접 방문을 당연시했다.

그러다보니 1개 주문을 받기 위해 100명을 대상으로 설명을 해야하는 과다 영업비용 출혈현상도 나타났다. 이엠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프라인 영업을 고집했다.

“수많은 업체들이 온라인 영업을 강화해도 우리는 눈하나 까딱하지 않았지요.”

이 같은 확신의 배경에는 ‘주간한자’를 이 분야 전국 1위로 만든 경험이 작용한 것은 물론이다.주간한자는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설립 3년만에 분야 1위로 올라서고 이후 내리 1위 자리를 고수해 왔었다.

김 사장은 회사설립과 동시 곧바로 회원모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자체 개발한 교육콘텐츠 개발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신뢰할 수 있는 연구진을 구축,다양한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확보해 나갔다.

오프라인 영업력과 자체 교육콘텐츠 개발은 이후 이엠이 걸어가는 사업의 두개 축이 됐다. 이는 또한 다른 업체와의 차별성이기도 했다. 어떠한 다른 업체도 이엠을 흉내낼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교육업체는 100% 자체 개발한 교육콘텐츠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엠의 차별성은 돋보인다.

회사설립 6개월이 지난 2000년 6월8일 김 사장은 모 일간지에 온라인교육사이트 전면광고를 내는 것을 시작으로 홍보광고전에 돌입했다. 동시에 지사모집, 회원모집 등 영업활동도 시작됐다.

국내 최초의 온라인교육사이트 사업이 전개된 것이다. 이후는 한마디로 전쟁이었다. 새로운 사업분야에 뛰어든데다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의 견제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기존 학습지업체들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 이들 업체는 당장은 아니지만 이엠이 자신들의 영역에 침범하는 것을 예상, 과잉 영토방어에 나섰던 것이다.

“TV 9시 뉴스에 6차례 정도 나간 것 같아요. 온라인 교육사이트문제를 거론할 때 꼭 우리회사 건물과 간판이 보이더군요. 당시에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는 문제가 없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오프라인업체들의 과잉 견제로밖에 파악이 되지 않아요.”

대기업들의 견제속에서도 이엠은 착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0년 이후 200여 업체가 이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이엠을 능가한 업체는 아직 없다. 앞으로 당분간은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회원과 지사수나 시장점유율, 매출,순이익면에서 이엠은 업계 선두이다. 이를테면 1년이상 정기회원만도 이엠은 6만명이상 확보하고 있다.지사수도 180여개나 된다.

김 사장은 이에 힘입어 오는 7월부터 프랜차이즈 관련, 제2의 사업에 진출한다.공부방 프랜차이즈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전국 각동네에 소규모로 운영되는 공부방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앞으로 1년6개월 동안 5000개 정도의 공부방 가맹점을 만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최대의 가맹업소를 가진 프랜차이즈 업체가 탄생한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의 프랜차이즈업체는 기껏 1200∼1300개정도의 가맹점을 갖고 있다.

내년 초부터는 전국에 교육비가 저렴한 영어학원을 설립한다. 회원들은 무료로,그밖의 사람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이 영어학원을 이용할 수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월 180만∼220만원정도의 월급으로 캐나다출신의 유능한 영어선생을 확보할 수가 있습니다. 영어학원비가 비쌀 하등의 이유가 없지요.”

최근 고액과외로 말썽을 빚고 있는 강남의 영어학원들을 겨냥한 얘기다.

김사장은 최근 들어 캐나다 출장이 잦다. 지난 2002년초 캐나다 밴쿠버에 낸 지사를 강화하려는 취지에서다. 캐나다 지사에서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엠은 또한 올해 초 중국에도 지사를 설립했다. 이엠이 꿈꾸는 것은 ‘교민들이 있는 곳이라면 이엠도 있다’는 이엠의 전세계화이다. 이엠은 교민들이 우리교육에 목말라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세계 각지로 한국인들의 이주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덩달아 이엠의 진출국도 더 늘어나겠지요.”

이같은 수익선 다변화로 내년에는 대망의 1000억원 돌파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 매출은 500억원대로 예상된다.

이엠에게 주목할 점이 또 하나 있다. 창업멤버인 이강욱씨가 사장으로 자리를 꿰차고 앉아 교육콘텐츠 관리, 내부관리 등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대신 지금도 영업전선에 뛰어다니고 있다.

“이 사장은 친형제 이상입니다. 그는 창업시 자신의 사업을 던지고 내게 왔고, 기대 이상으로 조직을 잘 이끌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던진 김사장의 이 한마디는 돌아오는 길 내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회사가 성장하면 창업공신을 내치는 게 태반인 국내 사업풍토에서 보기드믄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소 비약이 되지만 두명의 공동 창업자가 죽을 때까지 악수를 나눴던 세계적인 기업 ‘휴렛패커드’사가 떠올랐다.

“양질의 교육을 저렴하게 서비스하는 날이 될 때까지 이엠은 바삐 뛰어다닐 것입니다.


김사장이 말하는 저렴한 교육비는 얼마일까. 그것은 놀랍게도 한달치 신문값이었다.(02)3431-4543

/ hinoon@fnnews.com 정보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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