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6년 동안 쌓아온 극동건설 고유의 기술력과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론스타의 선진 파이낸싱 기법을 조화시켜 기필코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습니다.“
외환위기의 여파로 지난 98년 12월부터 시작된 길고 긴 법정관리를 막 벗어난 극동건설 한용호 신임 사장(65)의 취임 일성이다.
한 사장에게 극동건설의 재도약의 궁극적인 목표는 옛 건설명가였던 극동을 5년 이내에 건설업계 10위권으로 진입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시장에서 영영 ‘제적’될 뻔 했던 극동건설이 기사회생한 데는 이번에 극동건설을 인수한 론스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론스타는 무려 2700여억원을 쏟아부어 단번에 극동건설을 정상화시킨 데 이어 지난 23일 드디어 법정관리에서 졸업시켰다.
한 사장은 “론스타를 단순히 하이에나식 투자펀드로만 인식하는 일각의 시각은 지나치게 편향적인 것”이라며 “극동건설의 경우에서 보듯, 그동안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에도 막중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론스타의 결단력과 더불어 극동건설이 갖추고 있는 자생력도 간과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극동건설은 법정관리 진행중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에는 매출액 3175억원에 당기순이익 433억원을 달성했다. 법정관리 업체로는 보기드문 성과다.
서울대 건축공학과 출신의 한 사장은 ‘건설 통(通)’으로 손꼽힌다. 지난 77년 대우건설에 입사한 뒤 나이지리아 석유화학단지 공사 건설본부장, 지난 98∼99년 대우사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건설산업의 산 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사장이 극동건설 회생의 적임자라는 세간의 평가도 이처럼 든든한 이력과 무관치 않다.
극동건설은 현재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가다듬기 위해 분주하다.
“극동의 강점인 토목공사에 대한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는 한편 아파트 등 주택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투명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시키겠습니다. 건설 명가 ‘극동’을 재건시키는 데 온 힘을 쏟을 작정입니다.”
오랜 ‘투병생활’을 끝내고 새출발을 시작한 극동건설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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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ee@fnnews.com 이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