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수입업체들이 경기 침체 여파로 휘발유 등의 제품소비가 줄고 있는 데다 정부의 잇따른 석유사업 관련 조치들이 불리하게 작용해 위기를 맞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 수입실적은 지난해 9월 31만7000배럴에서 10월 26만2000배럴로 감소세를 타기 시작해 올 3월에는 17만1000배럴까지 떨어졌다. 업체들의 휘발유 수입량이 최근 6개월만에 절반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수입사인 코엔펙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데다 국내 소비마저 감소해 업체들의 수입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등유와 경유, 벙커C유 등도 같은 이유로 수입이 부진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7월부터 원유 수입관세를 5%에서 3%로 2%포인트 내리기로 함에 따라 수입업체들의 설땅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원유 수입관세가 낮아질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그만큼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원유·제품간 수입부과금 차등조치는 수입업계에게 치명타가 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원유와 석유제품에 동일하게 ℓ당 14원의 수입 부과금을 거둬들이던 것을 앞으로 원유에 대해서는 4원 내린 10원을 적용키로 했다.
이에대해, 수입업계는 “드럼당 약 1000원 가량의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다”며 “역차별적 조치를 철회하라”고 정부를 상대로 반발하고 있다.
환경부의 제품 황함량 규제도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환경부는 오는 2006년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황함량 규제치를 각각 현행 130ppm에서 50ppm으로, 430ppm에서 30ppm으로 강화한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수입업자들은 “우리나라의 환경규제치가 너무 높아 국제시장에서 국내기준에 적합한 제품을 찾기기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관련업체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석유수출입협회를 발족하는가 하면, 생존차원에서 업종전환을 시도하는 업체들도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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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u@fnnews.com 홍순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