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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온고지신] 삼성, 질 경영으로 다시 태어난 삼성

김승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7.03 09:45

수정 2014.11.07 16:13


‘초일류 삼성, 불멸의 삼성’을 만들어가는 삼성그룹의 비상(飛翔)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질(質) 경영’으로 다시 태어난 지난 93년 이후 삼성의 매출액은 연간 41조원에서 지난해 141조원으로 3.4배, 세전 이익은 5000억원에서 14조원으로 28배 늘었다. 수출액은 지난해 312억달러로 전체 국가 수출의 20%, 상장사 주가총액의 27%를 차지하는 등 국가 경제에 막대한 비중을 점유하고 있다.

D램 반도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휴대폰 등 세계 1등 제품을 19가지 갖고 있으며 보험, 증권 등 금융 분야에서도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초일류기업으로 향하는 삼성의 성장엔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삼성은 지난 6월5일 ‘신경영 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2010년 비전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정했다.
매출액은 270조원, 세전이익 30조원으로 지금보다 각각 2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신경영은 영원하다=“변화를 극복하지 못하면 삼성은 망한다.” 이건희 회장이 10년 전 선언한 ‘신경영’의 핵심 키워드는 지금도 계속된다.

10년 전 대량생산이 최고라는 인식을 ‘질 경영’ 위주로 과감하게 바꾼 삼성은 이 때부터 불량품 생산을 범죄로 간주하고 품질 위주의 일류 제품 생산을 위해 일하는 방식, 제도, 기업문화 등을 개선해 나갔다.

삼성은 신경영 선포와 함께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경영 교육과 캠페인, 해외교육 등을 통해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으며 7·4제로 알려진 조기출퇴근제, 품질개선을 위한 라인스톱제, 임원과 관리직의 현장근무제 등의 새 제도를 도입했다.

아울러 그룹차원에서 소사장제를 도입, 자율경영을 유도했으며 94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취지에서 삼성사회봉사단을 발족시켰고 2002년에는 국가적인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삼성장학재단을 설립했다.

환골탈태한 삼성이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발빠른 구조조정을 실시해 군살을 빼고 비용을 대폭 절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으며 이런 효율적이고 신속한 구조조정의 밑바탕에는 신경영을 통한 질 위주의 경영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삼성측은 평가했다.

‘질 경영’은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를 굳히게 했다. 10여간 그룹 매출액은 3.4배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28.4배 늘었다. 부채비율도 291%에서 68%로 줄었다.

삼성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해 수출액은 312억달러로 국가 수출의 20%며, 매출액은 141조원으로 국민총생산(GDP)의 4분의 1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또 세계 1등 제품이 반도체 D램을 비롯해 TFT-LCD, 모니터 등 19개로 늘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시작한 휴대폰 사업에선 세계 3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질 경영의 관건은 우수인재 확보라는 인식에서 삼성전자의 경우 연구인력이 93년 1만3000명에서 지난해 2만2000명으로 늘었고, 특히 박사급 인력은 같은 기간 500명에서 2100명으로 확대됐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21세기에 삼성이 만들어 나가려는 목표는 고객 및 이웃과 인류사회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5일 ‘신경영 10주년’ 기념 사장단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나라와 국민을 위해 10년 안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를 위한 신수종 사업에 대해선 “세계 1등 제품 50개를 만들면 자동적으로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이어 진행된 회의에서 “신경영을 안 했으면 삼성이 2류, 3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 우리 경제는 과거 선진국도 겪었던 ‘마(魔)의 1만달러 시대 불경기’에 처해 있어 10년 전 신경영 선언 당시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이회장은 또 “선진국과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어 자칫하다간 5∼10년 뒤 우리가 먹고 살 산업이 바닥날 수도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해야 하고, 이에 삼성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차원에서 천재급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해 사장단이 직접 뛰라고 촉구했다.

삼성이 제2 신경영에서 초국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새로운 기술과 시장 변화, 중국 급성장 등 경쟁구도 급변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앞으로 세계 생산·판매전략을 초국적 관점에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삼성은 북미, 중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현지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는 국외 주요 거점 기능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

그리고 2010년 삼성의 목표를 ‘세계 초일류 초국적 기업’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5∼10년 뒤를 대비한 글로벌 인재 경영 ▲세계 1등의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확보 ▲미래 성장엔진 발굴을 통한 기회 선점 경영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사회친화적 경영 등을 4대 핵심 전략으로 추진키로 했다.

삼성은 미래 핵심 사업으로 ▲지능장치 ▲반도체 ▲소재부품 ▲헬스 케어 ▲네트워크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회장이 ‘천재급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 것은 이들 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설비투자보다 신기술을 끌어갈 인재가 최우선이란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삼성은 지금 혼과 예술이 담긴 상품, 정성과 개성이 담긴 서비스를 끊임없이 시장에 내놓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또 가장 환경친화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환경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은 이어 지역사회에 헌신적으로 공헌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다.

/ sejkim@fnnews.com 김승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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