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 물주전자를 들고 선을 그어 본 사람이라면 앞을 보면서도 똑바로 선을 긋기가 힘들다는 것을 이미 체험했을 것이다. 그러나 말똥구리는 엉덩이를 하늘 높이 쳐들고도 먹이를 굴려 어김없이 자신의 집을 찾아갈 수 있다.
말똥구리는 어떤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이동할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최근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지는 말똥구리(Scarabaeus zambesianus)가 야간에 이동할 때 달빛의 극성을 감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찾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일부 곤충이나 거미, 조류 등이 태양 광선의 위치를 이용해 방위를 찾아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지만 달빛을 이용해 생명체가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스웨덴 룬드대학의 마리 다케 교수는 “연구결과, 말똥구리는 달빛을 이용해 자신이 안전하게 먹이를 이동할 수 있는 위치의 좌표를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대로 달빛이 없을 경우, 목적지를 찾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케 교수는 “말똥구리가 달의 위치가 아닌 달빛의 극성을 이용해 방향을 찾는다는 가설하에 극광필터를 이용, 이동중인 말똥구리의 먹이 위에서 극성의 위치를 90도 이동했다”며 “이 결과 말똥구리는 이동한 극 방향으로 방향을 전환, 달빛의 극성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libero@fnnews.com 김영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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