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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온고지신] 국산1호TV 인기폭발, 당시 쌀 27가마 가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7.07 09:46

수정 2014.11.07 16:06


LG전자(당시 금성사)는 지난 66년 국내 최초의 흑백TV를 생산했다.

국산1호 TV였던 ‘VD-191’은 진공관식 19인치 제1호 모델을 뜻하며, LG전자가 라디오를 처음 개발한지 7년만의 쾌거였다.

LG는 완제품을 내놓기 전에 수상기 100대분의 부품을 들여와 부산 온천동 공장에서 시험생산을 통해 조립라인의 기능공들을 훈련시킨 다음 소비자들에게 내놓은 것이다.

외국제가 독무대를 이루던 때라 ‘VD-191’의 당시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1차 생산분 500대분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생산능력을 곧 1500대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연말까지 1만대를 생산했다.

우리나라 전자공업 발전의 큰 기폭제가 된 사건이었다.

국산TV의 본격적인 공급으로 저녁이 되면 동네에 TV가 있는 집으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그 집 뜰과 마루는 사교장이면서 소극장이 된다.

당시 소비자 판매가격은 6만8000원. 쌀 한가마에 2500원 하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27가마 값에 해당된다. 이를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500만∼600만원에 달한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가격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달려 소비자들이 구입 신청을 받아 공개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만 파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돈이 있다고, 아무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TV수상기를 갖고 있지 않은 세대주를 증명해야 하는 각종 서류를 내야만 살 수 있었다. 마치 요즘 아파트 분양을 방불케 했다.


흑백 TV뿐만 아니라 LG가 그 당시 생산하던 기초화장품 동동구리무, 플라스틱 빗과 각종 용기, 라디오 등도 이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