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골프부상 예방법] 중년골퍼 백스윙 크기 줄여라

조남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7.10 09:47

수정 2014.11.07 15:59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연습장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샷을 가다듬는 초보골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실내연습장에서 연습하는 사람들을 보면 걱정스러운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캐디백에서 클럽을 빼기 무섭게 볼을 치기 시작한다든지, 시간제 연습장에서 쉬지 않고 죽어라고 드라이버만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게다가 야외 골프연습장은 마치 드라이버샷 경연장을 연상케 한다. 물론 부드러운 스윙으로 장타를 날리는 골퍼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스윙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스포츠의학 전문의들은 “이같은 장타의 욕심과 부실한 준비운동이 만나면 심각한 스포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골퍼에게 나타날 수 있는 상해=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는 “골프로 인한 상해는 성별, 골프 숙련도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박교수가 그동안 스포츠의학교실에 내원한 아마추어 708명과 프로골퍼 393명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남자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우, 아마추어에서는 상해 빈도순이 요통, 팔꿈치 부상(골퍼 엘보), 손·손목 부상, 어깨 부상 순으로 나타났다. 또 남자 프로의 경우, 손·손목부상, 요통, 어깨부상, 팔꿈치 부상 순이었다.

여성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우, 아마추어는 팔꿈치 부상이 가장 많았으며 프로는 손·손목부상이 가장 빈도가 높았다. <표 참조>

아마추어에서 요통이 가장 자주 나타나는 원인으로 박교수는 “아마추어 골퍼의 스윙시 최대 운동량의 약 90%까지 힘을 내는 반면 프로는 80% 정도만을 이용하는 차이를 보였다”며 “이같이 아마추어는 힘으로만 볼을 멀리 보내려하기 때문에 부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골프로 인한 부상의 원인은 아마추어의 경우 과도한 연습량, 뒷땅을 칠 경우, 올바르지 못한 스윙자세, 과도한 스윙, 충분하지 못한 준비운동 등이었다. 이와 비교해 프로는 올바르지 못한 스윙자세나 과도한 스윙, 충분하지 못한 준비운동으로 인한 상해는 전혀 없었다.

◇무리하지 않아도 ‘멀리’칠 수 있다=박교수는 “골프 스윙을 할때 일반적으로 아마추어는 큰 힘을 사용해 허리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부상을 입기 쉽다”며 “백스윙의 크기를 줄이라”고 지적한다.

일박적으로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스윙의 크기가 클 수록 볼을 멀리 보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볼이 클럽페이스와 맞닿는 순간인 임팩트시 헤드스피드가 거리를 결정한다. 이 동작은 다운스윙시 클럽샤프트가 지면과 수평이 되는 순간에서부터 어드레스때 클럽헤드가 있었던 지점까지 내려오는 사이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풀스윙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근력과 기술을 조금만 키우면 거리에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 이는 배가 나오거나 허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30대 후반이나 40대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다. 잘 돌아가지 않는 허리를 무리하게 돌리려고 하다가는 늑골에 금이가는 ‘늑골 스트레스 골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교수의 연구결과 골프를 시작한지 평균 8주되는 초보골퍼들에게서 주로 이 증상이 나타났으며 부상부위는 주로 늑골 뒷부분이며 오른손잡이 골퍼라면 왼쪽 늑골에서 약 75% 부상이 발생했다.

◇‘골퍼 엘보’는 사철 주의해야=이 증상은 프로나 아마추어 가릴 것 없이 팔꿈치 부상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숙련도에 따라 증상이 오는 부위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박교수 연구결과 아마추어는 팔꿈치 바깥부분이 안쪽에 비해 부상당할 확률이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교수는 이에 대해 “골퍼 엘보는 골퍼의 연령이 높을수록, 주 2∼3회 이상 골프코스를 찾는 골퍼들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확률이 급증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특히 그립을 너무 꽉잡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보자일수록 스윙할 때 긴장감으로 인해 그립을 꽉잡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온몸의 회전운동을 방해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손, 손목, 팔목에 부담을 주게된다. 이외에도 스윙면도 이 증상의 중요한 원인이다. 스윙면이 지면과 이루는 각이 너무 평탄하다면 뒤땅을 칠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직각에 가깝게 되면 임팩트 순간에 과도한 힘이 팔목과 팔꿈치에 전달될 수 있어 부상의 위험을 높인다.

◇좋은 동작과 위험한 동작=며칠을 꼬박 기다려온 라운딩날 아침, 골프코스에 허겁지겁 도착해 바로 티잉그라운드에 서기보다는 시간여유를 가지고 도착해 반드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한다.

이때 중점을 둬야할 부분이 허리다. 준비운동 방법은 허리를 좌우로 돌려주고 굽혔다 폈다를 한 뒤 무릎은 가슴까지 들어올렸다 내렸다를 하면서 대퇴부 근육을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또 편안한 길이의 클럽으로 가볍게 스윙을 해 허리와 가슴부위 근육, 대퇴부 근육을 따뜻하게 만들어준 뒤 첫홀 티잉그라운드로 나간다.


또 골프코스에서 스윙동작을 제외하고 자주하는 동작은 아마 상체를 기울여 볼을 줍거나 티를 꼽는 동작 등 상체를 기울이거나 웅크리는 자세다. 이때는 스윙으로 부담을 받고 있는 허리 근육과 척추를 위해 반드시 무릎을 동시에 구부려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샤워만 할 것이 아니라 뜨거운 물에 잠시 들어가 스윙 등으로 긴장한 근육과 인대 등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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