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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협상이다] 협상, 물러설수없는 ‘심리게임’


■이것이 협상이다(허브 코헨 지음/청년정신)

우리 사회는 협상에 관한한 아직도 왕초보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교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야 할 외교통상분야 전문가들도 협상력의 부재로 번번히 국익을 챙기지 못하고 있고, 노사협상에서도 무조건 상대를 밀어붙이는 벼랑끝 전술이 고작이다.

협상은 외교?^통상이나 M&A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모든 것이 협상의 연속이다. 세계 최고의 협상전문가로 통하는 허브 코헨이 ‘협상의 법칙’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이것이 협상이다’(전성철 옮김)를 펴냈다. 이 책은 ‘협상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전제를 깔고 복잡한 인간관계에 따른 문제와 상황을 올바로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그 문제를 다루기 위한 탁월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허브 코헨은 “협상에서 전쟁을 하듯이 공격적으로 협상에 임할 필요는 없다. 협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조건적인 양보가 아니라 양측의 의견접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협상은 서로의 이견과 갈등을 조정하고 분쟁을 해결하며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종의 게임이다. 이에 따라 협상도 게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믿되 지나치게 믿는 것을 피하고 관심을 가지되 지나친 관심을 피하는 게 협상을 잘 하는 요령이다.

성경 속의 인물인 예수는 상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과 정보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협상의 천재였다. 예수는 그를 따르는 사도와 신도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도 협상했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과도 협상을 했다. 그는 자기보다 강한 로마제국과 상대할 때는 화해적 접근방식인 ‘온유작전’을 펼쳤는데, 이 ‘온유작전’은 훗날 간디의 ‘비폭력 저항’의 모태가 되었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민권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천명의 이스라엘 노예들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한 모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협상의 원리를 도출해낼 수 있다. 그 원리는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실제 협상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종종 협상에 실패하는 이유는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거나 너무나 권위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합의를 보지 못하는 예가 많은 것은 상대의 첫 요구가 그들의 진심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이라며 ‘타이타닉 원칙’을 제시한다. “협상의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상대방의 요구나 입장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복잡한 관심과 이해관계, 가치관과 의도, 그리고 선호가 무수히 숨어 있다. 심지어 당사자 조차도 궁극의 어떤 힘이 자신을 만족시킬지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협상의 성공은 시간과 정보, 그리고 힘에 대해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특히 시간은 사람에 따라 매우 다른 가치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상대가 내놓은 새로운 대안을 충분히 검토할 때까지 시간을 끄는 게 협상에 유리하다.
또 상대가 미처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힘이 있든, 없든 자신이 힘이 있다는 느낌을 주라고 저자는 덧붙인다.

그렇다면 협상에 접근하는 스타일과 협상의 내용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얼핏 보면 협상의 내용이 더 중요할 것 같지만 사실은 협상의 접근방식과 매너라고 할 수 있는 스타일이 더 중요하다. 상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자세, 따뜻하고 세심한 마음 씀씀이, 관대한 태도, 공감, 상대에 대한 존중 등 바람직한 협상 스타일이 협상 타결의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