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新온고지신] 한화, 한국경제 중흥기 개척한 한화그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7.22 09:50

수정 2014.11.07 15:38


창립 40주년인 1992년 10월9일. 한국화약그룹은 그룹의 주력업종인 석유화학 분야 중점 육성 등 21세기를 대비하는 경영시스템에 시동을 건다.

김승연 회장은 이 자리에서 본격적인 국제화 추진 및 주력업종의 수평다각화를 천명한다. 그룹명도 한화그룹으로 바꾼다. 이 또한 국제화를 지향하기 위해서였다.

한화그룹의 세계화 전략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김회장은 4년뒤 21세기형 사업구조로 만들어 가기위해 새로운 ‘혁명적 개혁’을 선언한다. 제3의 개혁이 바로 그것이다. 김회장은 이 때 의식과 관행, 제도와 조직을 총체적으로 새롭게 정비하려는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건다.

한화는 마치 백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듯 제도, 조직, 규정에서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었다. 진정한 변화없이 사람도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로부터 약 1년 후 IMF 구제금융시대가 도래했고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혁명적 개혁이 점화돼 한화그룹은 남보다 한발 앞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한화그룹으로 새롭게 탄생=한국화약그룹은 93년 1월 ‘한화그룹’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다가올 21세기의 국제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룹의 명칭도 순수한 한글표기인 ‘한화’로 바꾸었다.

새 이름 ‘한화’에는 화약산업의 전통을 이어받아 민족의 저력을 재창조하겠다는 것 하나와 석유화학과 에너지 산업으로 우리경제의 골격을 튼튼히 한다는 뜻을 담았다. 또 여러가지 산업의 조화와 균형으로 더욱 여유로운 사회를 향한다는 의지와 함께 새로운 각오로 번영과 영광의 세계로 향한다는 의미도 넣었다.

이어 그룹을 상징하는 새로운 로고의 제정과 계열사의 이름을 바꾸는 등 그룹의 이미지통일(CI) 선언(94년 10월) 등도 함께 벌여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한화그룹은 또 일반소비자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유통·관광등 서비스관련업종 등을 제외한 8개그룹계열사의 이름을 ▲한양화학은 한화종합화학 ▲경인에너지는 한화에너지 ▲한양소재는 한화소재 ▲유니언포리마는 한화포리마 ▲한양바스프우레탄은 한화바스프우레탄 ▲한국종합기계는 한화기계 ▲한국정밀은 한화정밀 ▲한국자동차부품은 한화자동차부품으로 각각 바꿨다.

◇21세기 ‘초일류’ 도약 선언=한화그룹은 그룹 창립 42주년 기념일(1994년 10월9일)에 21세기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제3의 개혁’을 선포, 계열사별로 ‘한화식 경영혁명’을 시작했다.

김회장은 이 자리에서 국제화추진과정에서 발견한 ‘냉소적인 무관심’,‘현실 안주’, ‘모험가 정신의 결여’ 등 그룹내 구석구석에 상존해 있는 부정적인 요소를 본원적으로 치유하지 않고는 성장은 커녕 생존조차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회장은 이어 한화인 모두가 이번 개혁을 21세기 초일류기업진입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삼아 재계판도변혁의 주역이 되자고 역설했다. 김회장은 그룹개혁을 ▲의식혁명 ▲인사및 제도개혁 ▲사업구조의 개편과 실질적인 국제화 ▲기업문화의 개혁등 4개부문으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한화그룹은 일반소비자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유통·관광등 서비스관련업종 등을 제외한 8개그룹계열사의 이름을 바꿨다.

또 그룹의 주력업종을 초부가가치 산업인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분야로 결정, 집중 육성하고 26개계열사를 업종별 소그룹으로 재편하는 한편 해외현지법인에서는 현지인을 채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영의 효율화와 국제화를 추진해 나간다.

‘제3의 개혁’ 선언은 김회장이 해외에서의 오랜 사업추진 과정에서 피부로 느낀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김회장은 92년 2월 그리스의 아테네은행인수, 93년 6월 카자흐공화국 알마아타에 전전자교환기(TDX) 현지 생산공장설립추진및 현지 석유유통업진출, 94년중 호주 ICI사의 산화지르코늄공장·네덜란드의 무선통신장비업체인 로힐사인수 등을 비롯, 세계곳곳에서 정력적인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 과정에서 김회장은 급변하는 해외환경과 첨단산업중심으로의 급격한 구조 개편등을 지켜보면서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고 생존차원에서의 경영개혁추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냉소적인 무관심’, ‘현실 안주’, ‘모험가 정신의 결여’ 등과 같은 그룹내 상존해 있는 부정적인 요소들은 의식개혁을 통해 치유하고 ‘40대사장의 기용’과 같은 발탁인사와 명예퇴직제 도입등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화 소그룹체제 강화=한화그룹은 95년 3월 계열사를 비슷한 업종끼리 통합, 13개로 줄여 93년부터 실시해오던 5개 소그룹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규모 구조개편을 단행한다.

유사 사업군의 집약을 통한 대형화·전문화로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소그룹별 독자적 운영체제를 구축키 위해 화약·통신·무역부문, 화학·에너지부문, 유통·레저부문, 기계부문으로 나눈다.

당시엔 동서냉전이 끝나면서 국제정치판도도 급변했다. 그 파장은 경제쪽으로 급격히 몰려온다. 이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기술혁신 속도가 워낙 빨라 기술로 승부를 거는 기업들의 경영방식에도 새 바람을 요구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서 한국기업도 예외일 수 없었다. 결국 한화그룹은 계열사들을 통합해 ‘세계무대’에서 조직·자금능력을 높이는 한편 외부환경에 기민성을 꾀하겠다는 포석아래 개편을 단행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지난 93년 이미 당시 25개 계열사를 비슷한 업종끼리 묶어 매출액 1조∼2조원의 4∼5개 소그룹으로 개편하겠다는 ‘그룹 장기 경영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김회장은 그 당시 “해외 신규사업 진출이나 대규모 투자사업, 소그룹 사이의 조정업무만 맡겠다”고 선언한다. 이는 김회장은 상징적인 그룹회장직만 수행하고 소그룹별 회장에게 인사·투자·생산·판매 등에 관한 경영책임과 권한을 넘기겠다는 뜻이었다. 김회장의 정도경영이 시작된 것이다.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화=한화그룹은 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국제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한다. 특히 다른 그룹의 관심이 비교적 적은 발칸지역, 동구, 옛소련, 중국 신장성 등을 주요 진출지역으로 삼고 있는 점이 한화그룹 해외투자의 큰 특징이다.

알바니아에 금융·통신분야 사업 진출을 시도하는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교역·관광·건설부문 진출 가능성도 찾는다. 중국 신장성에서는 종합무역 합작회사 설립과 석유화학 합작 생산을, 저장성에선 화장품·세척제의 개발·생산을 위한 합작사업을 추진한다.
또 네덜란드 무선통신장비 생산업체인 로힐사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벌인다.

또 그리스 아테네은행을 인수, 금융산업을 강화하면서 국제화의 발을 넓혀갔고 카자흐스탄등에 전전자교환기 수출을 추진하는등 해외사업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밖에 일본 무역법인 한화저팬(HWJ), 홍콩 무역법인 한화홍콩(HHK), 독일 무역법인 한화유럽(HWE) 등을 통해 활발한 해외교역을 실시했다.

/ sejkim@fnnews.com 김승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