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내시경검사 “고통 그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8.04 09:53

수정 2014.11.07 15:14


직장인 김모씨(53)는 할아버지, 아버지를 모두 대장암으로 잃은 경험이 있어 40대에 들어선 이후 적어도 5년에 한번씩은 병원에 들러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왔다.

김씨는 검사전날 준비와 검사 당일의 고통과 불쾌감은 아직도 떨쳐버릴 수 없는 두려움이라고 하소연한다. 특히 검사전 장을 깨끗이 비우기 위해 설사 약을 먹고 약 2000㏄ 가량의 물약을 마셔야할 뿐 더러 내시경이 몸으로 들어올 때의 고통과 불쾌감 등 부작용이 지적돼 왔다.

이같은 내시경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동안 시도된 방법은 수면내시경, 캡슐형 내시경 등이 있었으나 실제로 이용하는데 까지는 비용과 기술면에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태다.

현재 가장 눈길을 끄는 기술은 대부분의 대형병원에 설치돼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와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을 이용, 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3차원 재구성하는 방법인 가상대장 내시경이다.

미국의 경우 직접 수술 등 치료를 제외한 검진용으로 대부분 가상대장 내시경을 이용하고 있으며 환자들도 불편한 내시경보다 가상대장 내시경을 선호하고 있다.

◇가상대장 내시경이란=국내에서 가상대장 내시경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인피니트의 이철희 연구원은 “CT가 촬영한 여러장의 사진을 컴퓨터를 이용, 원하는 부위만 보이게 처리해 3차원으로 합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연구원은 또 “대장부분을 CT로 찍어보면 주변 장기나 근육 등 대장 이외의 부분을 투명하게 처리해 대장의 내부 모습을 실제와 다름없이 재현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이같이 CT 등으로 촬영한 2차원 영상은 대장뿐 아니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가상 위내시경, 가상 기관지 내시경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골절이나 관절질환에도 뼈의 손상정도를 가상대장 내시경과 같은 소프트웨어로 처리해 3차원으로 관찰할 수 있다.

◇2차원 CT 사진이 3차원으로=3차원 영상을 조합하는 기술은 CT 등으로 촬영한 여러장의 사진을 한꺼번에 쌓아 올리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질환이 의심돼 관찰하고자 하는 장기나 뼈 등 검사와는 상관없는 혈관이나 근육, 근막 등으로 가려져 있을 경우 각 부분 픽셀값의 색과 투명도를 조정해 원하는 부분만 3차원으로 재구성한다.<그림 참조>

예를 들어 뼈를 보고 싶다면 CT 사진에서 밝게 나타나는 뼈 이외에 어둡게 보이는 부분을 투명으로 처리해 전체 화면에서 봤을 때 뼈만 드러나게 한다.

◇가상대장 vs 대장 내시경=기존 사용해온 대장내시경은 검사시 환자가 고통을 느끼는 것 외에도 내시경 검사시 대장을 뚫는 천공의 위험이 있으며 대장이 좁아지거나 심하게 휘었다든지 종양 등으로 내시경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경우 검사가 불가능했다.

또 소요시간도 1시간 정도로 긴 편이며 다시 검사 내용을 보고 싶거나 다른 의사들과 상의해야 할 경우 다시 검사를 해야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에 반해 가상대장 내시경은 검사시 환자가 느끼는 고통이 없고 대장의 형태로 인해 검사를 못하는 불편이 없으며 소요시간도 15분 정도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병원내 설치된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을 통해 한번 검사한 결과는 몇번이고 되풀이해서 보거나 여러 사람에게 보낼 수 있다.
특히 대장검진시 대부분의 문제가 되는 1㎝ 이하 폴립(혹)의 검사정확도는 기존 내시경과 비슷한 수준인 96%로 조사돼 있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