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MH)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 12층 집무실에서 투신자살했다. 향년 55세. 재계는 정회장의 죽음으로 깊은 충격에 빠졌다.
대북송금 및 현대 비자금 150억원 사건규명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정회장이 투신자살함에 따라 이들 사건 진상규명 및 관련자 처벌을 위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난항을 빚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조성 등 대북경제협력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몽헌 회장의 시신은 이날 오전 5시50분께 사옥 청소원 윤모씨에 의해 발견됐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정회장의 신원을 확인했다. 정회장의 투신자살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경영난과 대북송금 및 현대비자금조성 수사에 대한 심리적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과 부인, 자녀 3명과 직원들에게 각각 남긴 A4용지 4장짜리 분량의 자필유서에는 “나의 유분을 금강산에 뿌려 달라. 명예회장님께서 원했던 대로 모든 대북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현대그룹은 이날 강명구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의 발표를 통해 “정몽헌 회장이 이날 새벽 향년 55세로 타계해 비통한 심정”이라면서 “정회장이 30여년간 현대에 몸담아오면서 여러가지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금강산관광사업을 시작하는 등 남북경제협력사업에 주력해왔다”고 밝혔다.
현대는 또 “정회장이 최근 대북송금 문제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해왔다”며 “모든 임직원들은 정회장이 추진해온 남북경협사업의 큰뜻과 유지를 받들어 성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는 이날 정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에 한마디로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남북경협에 크게 기여했던 정회장의 타계는 정말 안타깝다”며 “정회장이 추진했던 남북경협이 결실을 보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정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이번 사고가 남북경협 사업 등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지도적 기업인의 자살 사건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그 의미하는 바 크다”며 “이런 점에서 경영계는 더욱 애석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정몽헌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영안실 3층 30호실에는 그룹 관계자들은 물론, 정계와 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꼬리를 이었다.
삼성그룹도 이날 공식 논평을 내고 정회장의 죽음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
삼성그룹은 “한국의 대표적인 경영인 중의 한 사람을 잃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현대그룹이 이 아픔을 속히 극복하고 국가경제발전에 계속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위로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