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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온고지신] 韓進그룹, 세계적 수송물류전문그룹 비상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8.14 09:56

수정 2014.11.07 14:50


‘세계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이 되자.’

조양호 한진 회장은 연초 그룹회장 취임일성으로 “창업주의 수송보국(輸送報國)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한국 수송물류산업의 선진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자”고 강력히 주문했다.

조회장은 오는 2010년까지 한진그룹이 항공여객운송 세계 10위, 항공화물운송 세계 1위, 해상운송 세계 3위, 국내 육운(陸運) 1위를 달성해야 한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한진그룹을 ‘육·해·공’을 연결하는 글로벌 수송물류 네트워크를 구축, ‘글로벌 톱10 수송물류 전문기업’으로의 달성과 함께 2010년 매출액 27조원, 부채비율 100% 미만의 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미래 비전’을 밝힌 것이다.

남다른 국제화감각과 30년간의 경영자수업을 받으며 준비된 최고경영자(CEO), 조양호 회장이 이끄는 한진호가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이 닦아놓은 길위에서 이제 제2의 창업정신으로 세계최고를 향해 활주로를 이륙한 것이다.

◇한진그룹, 대(代)를 이은 수송보국=“먼저 국익을 생각하라”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은 태동기부터 외화획득을 해서 오늘날 한진그룹을 일구어 낸 것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월남 진출은 물론 국내에서 미군의 용역사업을 통해 달러를 벌어들였다.
특히 대한항공의 민영화 이후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외노선망을 개척한 것도 수송보국의 창업정신때문이었다. 돈이 되지 않는 ‘민간외교활동’과 ‘육영사업’에 힘을 쏟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런 창업주의 정신을 조양호 회장도 그대로 빼다박았다. 조회장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톱10’ 수송물류 전문기업을 실현, 우리나라의 동북아 물류 중심지역화에 주도적인 역할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

신규 항공노선을 개척할때도 회사 이익보다는 한국기업의 진출 지원, 국위선양 등을 먼저 고려한다.

조회장은 기업은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투자와 기술 축적에 힘쓸 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이런 조회장의 경영마인드는 ‘인재경영’으로 이어졌다. 그는 선친이 일구어 놓은 교육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지난 5월 개설된 대한항공 임원교육 프로그램에는 인재교육에 대한 그의 의지가 잘 나타나 있다. 서울대 경영대학원에 입과한 상무보 임원 30명은 업무를 일체 하지 않으면서 공부에만 전념한다. 이들에게 조회장은 “회사가 비록 어렵지만 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로 멈출 수 없다”며 “앞으로 책임경영시대를 맞아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임원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은 물려받는 것이 아니고 가꾸어 나가는 것’=조양호 회장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선친 고 조중훈 회장’을 가장 존경한다. 조회장은 “2세 경영자는 창업주의 업적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힘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경영철학 밑바탕에는 ‘창업주가 일구어 놓은 바탕 위에서 조직과 제도를 정비하고 인재를 양성, 적재적소에 활용해 기업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녹아 있다.

 즉, 조회장은 ‘기업은 물려받는 게 아니라 자격을 갖춰서 가꾸어 나가는 것’이라는 지론이다. 아무리 2세라도 자격이 없으면 기업을 이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전문경영인 시대로서 실무를 모르고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업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후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경영자의 기본조건이라고 본다”고 말한다. 특히 항공사는 제조업과는 달리 전문적인 경영능력없이 권위만을 가지고는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특수 업종이라는 것이다.

조회장은 또 최고경영자는 미래를 제시하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또 맹목적인 서양경영학의 추종도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기업경영을 쇄신하되 동양식·한국식 경영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사업은 예술’이라는 경영어록을 남긴 선친처럼, 기업도 국민경제와 조화를 이루며 국민복지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글로벌 톱10’ 실현위해 핵심사업 역량 강화=지난해 13조770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린 한진그룹은 오는 2006년에는 19조원, 2010년에는 매출액 26조7400억원, 부채비율 100% 미만의 견실한 재무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한진그룹은 사업구조 재편 및 영위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일부 그룹사의 계열분리를 마무리한 후,기존의 수송물류, 건설·중공업, 금융 등 3대 사업구조를 수송물류사업 및 지원사업으로 단순화, 창업주의 경영이념인 수송보국 정신을 더욱 계승·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한진은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유망한 핵심사업은 더욱 강화해 자금이나 인력 등 경영자원이 ‘경쟁력 확보사업’ 또는 ‘신규사업’에 집중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한진은 이와함께 항공기·선박·차량 등 수송기기의 현대화 및 대형화,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미래 인재 양성, 그리고 SAFETY 및 정보기술(IT)부문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또 항공 및 해운부문의 해외 직접 취항지역 및 노선망을 적극 확충하고 특히, 거점별 현지물류법인 설립 등을 통한 중국시장 선점 노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수송물류사업 및 관광·레저 등 그룹 핵심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분야는 사업의 수익성 및 그룹의 자금여력 등을 감안해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경영성과의 합리적 배분 및 정기적인 열린경영 포럼 개최 등 기업내 수직·수평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로 모범적인 노사협력 체제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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