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돌도안지난 애가 항문질환이라니… 임신중 남성호르몬 과다땐 치루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8.21 09:58

수정 2014.11.07 14:39


‘아이에게도 항문질환이 흔하게 생긴다고요?’

3개월된 건강한 아들을 최근 얻은 진모씨(31세)는 며칠 전 아이가 심하게 보채, 기저기를 갈아주려다 항문이 빨갛게 붓고 열까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항문 주변에 고름이 고여있는 것을 보고는 바로 병원을 찾았다.

의사에게 병명을 들어보니 1세 미만 유아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치루’라는 설명을 듣고 아이들에게도 이같은 항문질환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치루란 배변시 윤활작용을 하는 분비물을 분비하는 항문샘이 곪아 주위 약한 조직에 고름이 차는 증상을 말한다.

대장항문전문병원 양병원의 양형규 원장은 “주로 치루가 나타나는 연령대는 생후 6개월∼1세 미만의 남자아이”라며 “이같은 이유에서 치루는 과다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원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즉 아기가 태어나기전에 어머니의 몸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과다하게 많이 생산돼 항문샘이 다른 아이에 비해 깊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항문샘은 구조적으로 움푹파여있기 때문에 대장내 세균에 의한 감염이 많다. 또 여기에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질 경우, 염증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항문샘이 깊은 경우 항문 주위에 고름이 생기는 농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 농양이 터지면 치루가 되는 것이다.

양원장은 “아이에게 치루가 생겼는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항문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항문 주위에 종기가 생긴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고름이 터져 흐르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치루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루의 경우 과거엔 고름이 생긴부분을 잘라내고 고름을 짜낸 다음 1세가 되기까지 기다리는 방법을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항문의 바깥쪽과 안쪽에 위치한 고름길을 모두 들어낸 다음 이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을 한다.

이외에 치루와 달리 여자 아이에겐 항문이 찢어져 생기는 치열이 있다.
치열은 특히 모유에서 분유로 바꾸거나 먹던 분유를 다른 것으로 바꿨을 때 나타나기 쉽다. 아기에게 치열이 생겼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피 섞인 변을 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양원장은 “아기에게 치열증상이 있다면 온수 좌욕을 시키고 항문주위에 항문연고를 발라주는 동시에 변비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변완하제와 수분섭취를 늘려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남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