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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맛집] 산지직송 물가자미 막회 입에 ‘착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8.28 10:00

수정 2014.11.07 14:26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김병수 부회장은 회원들의 의견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잘 챙기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다.

그는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마다 회원들의 의견을 최우선 순위로 놓고 결정한다. 하지만 메뉴 선택에 관해서는 좀처럼 양보를 하지 않는다.

3개월 전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빌딩 근처에 있는 ‘강구 미주구리’(02-568-9430)의 미주구리 막회와 물회 맛에 빠졌기 때문이다. 막상 이 집에 들어서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외진 곳에 위치한데다 몇개 안되는 테이블에 인테리어도 평범하다.


그러나 음식 맛을 본 손님들은 우선 신선함에 놀라고, 예상보다 싼 가격에 또 한번 입을 벌리게 된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물가자미회로 경상도 방언으로 ‘미주구리 막회’다.

막회는 뼈째 잘게 썬 ‘세코시’에 양파, 양배추. 깻잎, 쪽파, 당근, 무 등 갖은 야채와 초고추장을 뿌려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경북 강구에서 직송된 신선한 재료만 써 부드러운 뼈가 오도독 씹히는 맛은 고소하면서도 칼칼하다. 색은 노르스름하고 뼈도 억센 참가자미맛과는 천지 차다.

막회맛이 입에 익을 즈음 ‘물회’를 한 그릇 시켜 국수를 말아먹고 밥 한 공기를 다시 말아 국 마시듯 들이 키면 입안이 시원하다.
원래 어부들이 배 위에서 막회거리를 물에 풀어 많이 먹었다는 물회는 최근 애주가들이 술 마신 뒤 속풀이하기에 최고라며 많이 찾는다. 또 다른 비장의 메뉴는 과메기.

공장에서 냉동·해동을 반복해 대량 생산한 것이 아니라 뼈를 발라내지 않고 햇볕과 해풍에 제대로 말린 통말이 과메기는 쌀쌀한 계절에 술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윤재환 사장(43)은 “고향인 강구에서 수산업을 하는 동창들이 재료를 구입해 직송해 준다”며 “이런 재료로 그 가격을 받으면 무슨 돈을 벌겠느냐는 얘기를 많이 듣지만 고향의 자연산 재료만 사용하는 고집을 꺾긴 싫다”고 말한다.

/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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