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소외된 이웃 마음까지 치료해요”

오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02 10:10

수정 2014.11.07 13:31


오는 4일로 개원 1주년을 맞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1동에 있는 다일천사병원이 의료보험 없이도 몸이 아프면 언제든지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빈민들의 안식처’로 자리 잡았다.

이 병원은 지난해 노숙자 등에게 밥을 무료로 나눠주던 최일도 목사가 주도해 세인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속칭 ‘588’ 여성들, 청량리 인근의 영세상인·노점상·미화원 등 가난한 이웃들의 힘으로 세워졌다.

김혜경 병원장 겸 원목은 “의사와 약사, 간호, 간호조무, 사무 등 각 분야 자원봉사자들이 이제 틀이 잡혀 안정적 체계를 갖고 봉사에 임하고 있다”며 “부족한 사람이 생겨도 항상 새로운 사람이 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이 병원을 거쳐간 환자는 1만여명. 이중 4분의1은 전세계 22개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알코올중독자인 노숙자들이었다.

김병원장은 “노숙자들은 치료받고 나갔다가도 다시 술에 손을 대 6∼7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근본적인 재활과 퇴원은 못하고 병상을 채우고 있는 나이든 병상 환자들을 위해 경기도 가평에 부지를 마련해 요양원 건립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병원측은 조만간 천사병원을 거쳐간 환자들 50여명의 사연을 책으로 묶어 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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