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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포럼-정책 이렇습니다]동북아 경제중심국이 되려면

김종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05 10:10

수정 2014.11.07 13:29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간을 ‘도구의 창조자’라고 하면서 기술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같이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술의 진보는 인류의 진보와 함께 하며 시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는 게 보편적 경향이다.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은 군사무기 개발에 기술력을 총동원했던 것을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냉전시대가 끝나기 무섭게 기술은 경제력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참여정부는 최첨단 기술력을 중심으로 어느 일류국가보다도 더 발전된 논리와 근거로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건설’이라는 큰틀을 국민들 앞에 제시했다.

그것의 실현을 위해 각 부처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건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항만의 운영과 개발을 책임지는 부처다. ‘비전 수립과 목표 달성’의 최일선에 서 있는 셈이다.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해 무엇보다도 먼저 물류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여겨진다. 이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입지와 역량을 고려한 가장 과학적인 경제기술 논리를 근거로 한 것이다.

물류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부산, 광양 등에 국제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항만시설을 차질없이 건설해야 한다. 정부가 국제물류기지 건설의 초석과도 같은 항만건설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중국을 위시한 주변국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항만만 건설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실타래 풀리듯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제도와 국제적 수준의 운영체계를 갖춰야 한다.

세계 경제에서 동북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중심지와 세계 유수기업의 동북아 성장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이 계획은 수출주도형 성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중국이 상하이항을 세계 최대 항만으로 개발중이고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도 자국을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하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추진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항만 인프라 시설의 조기 확충과 더불어 배후부지의 개발을,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으로 육상 운송, 보관, 하역, 포장 등 일련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물류체계 개선, 항만 운영체제의 선진화, 국제 항만 네트워크 구축 등의 정책을 속속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동시에 중요시돼야 하는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건설이라는 대명제 달성을 위해서는 우수한 행정인력과 기술인력이 정부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직과 기술직의 대융합’은 고도의 전문성과 급변하는 세계경제, 과학기술 환경에 능동적이고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데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이라는 참여정부의 정책방향과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서 과학기술은 국가 경쟁력 향상에 필수적이며 국가운영의 기반요소로 매우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및 정보화의 급진전 등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정책 담당자를 요구하는 정책 환경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중국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엘리트 기술관료들로 구성된 신세대 지도자들이 권력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심지어 기업들조차도 최고기술경영자(CTO) 제도를 도입해 제품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기술지식을 도입, 국가 경영의 과학화를 지향함으로써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라는 국정과제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기술과 경영의 조화를 통해 국익 창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바다를 모르는 국가에는 미래가 없다. 해양을 통한 일류국가 건설, 이것이 해양수산부에 걸고 있는 국민의 기대이자 해양부가 성취해야 하는 사명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청담(淸潭) 이중환 선생이 1751년 저술한 택리지(擇里志)는 당시 백성들의 실생활에 유용한 지침서였다. 그가 받은 대우는 아주 보잘것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정서이고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지금도 그런 현상이 학교에서 나타나고 있어 가슴아프다.
학문과 기술은 인류에게 독이 아닌 약일 때 존재가치가 있다.

해양수산부가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물류중심국가’건설은 ‘독이 아닌 약’으로서 현세대인 우리 뿐 아니라 미래 후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국민들을 가거처(可居處·위치, 풍토, 인심, 산물 등의 생활조건이 좋아 편안히 살 수 있는 곳)에 살 수 있도록 전직원이 합심해 노력할 것이다.

/김영남 해양수산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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