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 아들 찾는 장진남 목사] “‘아버지’라는 말밖에 모르는데…”

오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05 10:10

수정 2014.11.07 13:29


“우리 성대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날마다 이 생각에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제 손길이 없으면 제대로 생활할 수 없는 아이인데 걱정입니다. 왜 제가 아들을 두고 일을 보러 갔었는지 성대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

정신지체로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아들 성대씨(30)를 잃어버린 장진남씨(사랑의집 목사·58)의 한숨섞인 말이다.

원주에 살고 있는 장목사는 지난 6월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 일을 보러 왔다가 아들 성대씨를 잃어버렸다.

그날은 무척이나 더웠다.
그래서 장목사는 아들을 차 안에 두고 내릴 것인지 밖에서 기다리게 할 것인지를 잠시 망설였다. 그러다가 그는 아들 성대씨를 밖에서 기다리게 했다. 혹시라도 일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면 혼자 차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아들이 더위 속에서 고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아들이 정신지체이기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장목사는 견딜 수가 없다.

장목사는 서울이 아들 성대에게는 낯선 곳이지만 성대씨는 평소에도 주변을 혼자 잘 돌아다녔고 더구나 지금까지 단한번도 성대씨를 잃어버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성대씨를 밖에 혼자 두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1시간쯤 일을 보고 나와 보니 성대씨는 어디에도 없었다.

장목사는 그후로 서울뿐만 아니라 원주 등 이곳저곳에 수소문을 해 보았지만 어디에서도 성대씨를 보았다는 연락이 없는 상태다.

“모든 부모들이 자식이 사라졌다고 하면 걱정을 하겠지요. 그러나 성대는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그 걱정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지난 2001년 성대 엄마가 세상을 뜨고서는 더욱 저와만 함께 다녔습니다. 성대에게 뿐만이 아니고 저에게 성대의 사랑이 꼭 필요합니다.”

성대를 걱정하는 것은 아버지 장목사뿐만이 아니다.

성대씨는 장목사의 5명의 자녀 중 셋째. 모든 형제들이 성대씨 걱정에 제대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성대씨에게 좀더 잘해주지 못한 자신들을 책망하며 어둡고 근심어린 시간들을 흘러가는 대로 두고 있을 뿐이다.


‘아들을 찾아주면 후사하겠다’는 말을 거듭하는 장목사에게서 몸이 불편한 아들에게만 쏟을 수 있는 특별한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행방불명된 장성대씨는 1974년생으로 키 167㎝에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아버지’라는 단어 이외에는 말을 제대로 못한다.
또한 눈이 가늘고 앞니가 없으며 양쪽 무릎 아래에는 동그란 흉터가 남아있다.

/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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