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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노동생산성 동향 살펴보니] 내수부진이 생산성 ‘발목’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10.06 10:11

수정 2014.11.07 13:26


2·4분기중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크게 둔화된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관련 생산 부진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와 함께 시간당 임금증가율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두배 이상 앞질러 기업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켜 비용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부진에 따른 산업생산 감소가 원인=산업자원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갈수록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에는 분기별로 7.5∼ 10.2%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연평균 9.2% 증가했으나 올들어서는 절반 수준으로 증가율이 급락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수출과 건설투자가 증가한 반면 도·소매 판매, 내수용 소비재 출하, 국내 기계수주, 설비투자 등 내수관련 생산이 크게 감소한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즉 노동생산성은 산업 산출량지수를 노동투입량 지수로 나눠 구하는 데 산업산출량이 부진한 게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근로자수에 근로시간을 곱해 구하는 노동투입량은 근로자수가 0.02% 증가했으나 근로시간이 1.3% 감소한 탓에 전체적으로 1.3%가 줄었으나 산업생산증가율이 1·4분기 5.8%에서 2·4분기 2.9%로 떨어지면서 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됐다는 것이다.

◇내수관련 경공업종 생산성 마이너스=산업생산 증가율 둔화는 지난 상반기 동안 소비와 투자부진 등 내수 침체에 따른 생산감소를 염두에 둘 때 쉽게 짐작이 간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도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2.3% 감소했다. 생산은 7.8% 증가했으나 수출용이었다.

주로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중화학공업 분야의 노동생산성은 6.1% 높아진데 반해 내수와 관련된 경공업은 3% 감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종별 생산성 증가율 명암이 엇갈리는 것도 궤를 같이 한다. 담배(57.4%), 영상·음향·통신장비(12.6%), 의료·정밀·광학기기(11.9%)의 생산성 증가가 두드러졌고 의복·모피(-15.7%), 출판·인쇄(-10.2%), 섬유(-5.6%) 등 내수업종은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합리적 임금인상이 과제=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임금이 뛰어 기업체들의 비용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시간당 임금은 8.7%나 뛰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2배 웃돌았다. 산출량(생산물) 1단위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비용(임금)인 단위 노동비용도 덩달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증가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단위 노동비용이 증가했지만 기업들은 곧바로 원가를 올릴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복·모피(28.8%), 출판·인쇄·기록매체(20.9%), 가죽·가방·신발(20%) 등 3개 업종은 단위노동비용이 20%가 넘게 늘어 비용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산자부 관계자는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성향상의 범위내에서 합리적으로 임금인상이 결정될 수 있도록 하는데 노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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